손자에게 물려줄 때 상속세, 우리 집은 얼마부터 낼까요?
손자 이야기가 나오면 계산이 꼬입니다.
자녀에게 물려줄 때는 그래도 그림이 단순합니다. 그런데 손자 이름이 들어가는 순간, 공제 금액도 세율도 다르게 움직입니다. 상담 창구에서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손자 몫으로 공제가 하나 더 생길 거라 믿고 계산했다가, 신고서에서 숫자가 맞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손자에게 물려주면 면제한도가 따로 늘어나나요?
늘어나지 않습니다. 상속세 공제는 재산 전체에 한 번 적용되는 총액 개념입니다. 상속인이 몇 명인지, 그중에 손자가 있는지와 무관합니다. 국세청 상속세 계산 구조상 기초공제 2억원에 그 밖의 인적공제를 더한 금액과 일괄공제 5억원 중 큰 금액 하나만 적용됩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자녀 5억, 손자 5억”처럼 사람 수만큼 붙는 게 아닙니다.
일괄공제 5억원의 정확한 의미
2026년 8월 기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는 일괄공제를 5억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금액은 1997년 도입 이후 30년 가까이 그대로입니다. 자녀공제 5,000만원과 미성년자공제를 각각 계산해 합산한 값이 5억원을 넘지 않는 집이 전체의 대다수라, 실무에서는 사실상 5억원 한 줄로 끝납니다.
손자 3명에게 나눠 준다고 해서 15억원이 공제되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 집 기준선은 얼마인가요
배우자 생존 여부가 갈림길입니다. 배우자가 있으면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5억원이 더해져 총 10억원 선이 기준이 됩니다. 배우자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5억원이 기준선입니다. 손자에게 얼마를 주든 이 기준선 자체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기준선을 넘은 금액에 붙는 세금이, 손자라는 이유로 한 번 더 무거워집니다.
세대생략 30% 할증, 우리 집에도 붙나요?
피상속인의 자녀가 아닌 직계비속(손자·손녀)이 상속받으면 그 몫에 해당하는 산출세액에 30%가 가산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 규정입니다. 미성년자인 손자가 받는 재산이 20억원을 넘으면 할증률은 40%로 올라갑니다.
왜 더 걷나
한 세대를 건너뛰면 상속세를 낼 기회가 한 번 사라집니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아버지에서 손자로 두 번 낼 세금을 한 번만 내는 셈이죠. 그 차액을 메우는 장치가 할증입니다.
국세청 상속세 신고 안내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자녀를 제외한 직계비속인 경우 산출세액에 100분의 3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한다”고 명시합니다.
계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한눈에
| 구분 | 자녀가 상속 | 손자가 상속 | 대습상속(자녀 사망) |
|---|---|---|---|
| 일괄공제 | 5억원 | 5억원 | 5억원 |
| 할증률 | 없음 | 30% | 없음 |
| 미성년 20억 초과 | 해당 없음 | 40% | 없음 |
| 상속인 지위 | 1순위 | 원칙적으로 아님 | 1순위 승계 |
표에서 가장 눈여겨보실 칸은 맨 오른쪽입니다. 조건 하나로 30%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할증이 아예 안 붙는 경우가 있다던데요?
있습니다. 자녀가 상속 개시 전에 이미 사망했거나 상속 결격 사유로 상속권을 잃은 경우, 손자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 대습상속(代襲相續, 부모 자리를 대신 물려받는 것)에 해당하면 할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1001조가 근거입니다.
대습상속과 유증은 다릅니다
두 가지를 혼동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 손자가 상속받는 것은 대습상속입니다. 할증 없습니다. 반면 아들이 멀쩡히 살아 있는데 유언으로 손자에게 주는 것은 유증(遺贈)입니다. 이때는 30% 할증이 그대로 붙습니다.
같은 손자, 같은 금액인데 세금은 크게 벌어집니다.
서류로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대습상속을 주장하려면 자녀의 사망 사실이 가족관계등록부에 확인돼야 합니다.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서 제적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상세)를 발급받아 신고서에 첨부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손자가 상속인이 아니면 신고는 누가 하나요?
자녀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손자에게 유증한 경우, 손자는 수유자(受遺者, 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사람)입니다. 상속세 신고 의무는 상속인과 수유자가 함께 집니다. 신고 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연대납세의무를 놓치기 쉽습니다
상속인과 수유자는 각자 받은 재산을 한도로 연대해 납부할 의무를 집니다. 손자가 세금을 못 내면 다른 상속인에게 청구가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재산을 나눌 때 세금 낼 현금을 누가 마련할지 함께 정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신고 창구와 방법
피상속인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합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전자신고도 가능합니다. 기한 내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를 신고세액공제로 빼줍니다. 반대로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가산세 20%가 붙습니다.
우리 집 상황별로 어떻게 판단하면 되나요?
세 가지만 확인하시면 방향이 잡힙니다. 첫째 배우자 생존 여부, 둘째 자녀 생존 여부, 셋째 손자가 미성년인지입니다. 이 세 가지 조합으로 기준선과 할증률이 결정됩니다.
상황별 판단 순서
- 배우자가 계신가요 예이면 기준선 10억원, 아니면 5억원부터 계산
- 자녀가 생존해 계신가요 아니면 대습상속, 할증 0%
- 손자가 미성년인가요 예이고 20억원 초과면 할증 40%
- 총 재산이 기준선 아래인가요 예이면 세액 0원이어도 신고는 권장
기준선 아래여도 신고를 권하는 이유
부동산을 물려받는 경우입니다. 신고를 해두면 신고가액이 취득가액으로 인정돼, 나중에 손자가 그 부동산을 팔 때 양도소득세 계산의 기준이 됩니다. 신고하지 않으면 낮은 기준시가로 잡혀 양도세가 커질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로 시가를 확인해 신고가액을 정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쓰입니다.
세금 한 푼 안 내는 집도, 서류 한 장이 10년 뒤를 바꿉니다.
사전증여가 있었다면 다시 계산하세요
손자에게 이미 증여한 재산이 있다면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 증여분이 상속재산에 합산됩니다. 상속인인 자녀는 10년, 상속인이 아닌 손자는 5년 기준입니다. 이 기간 차이를 모르고 계산하면 세액이 크게 어긋납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에서 조문과 해석 사례를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무 상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실수는 손자 증여의 합산 기간을 자녀와 동일한 10년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입니다.
재산 규모와 가족 구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금액이 기준선 언저리라면 세무서 상담 창구나 세무대리인에게 실제 재산 목록을 들고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국세청·법제처 등 정부 1차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손자 2명에게 나눠주면 공제가 두 배로 늘어나나요?
늘어나지 않습니다. 일괄공제 5억원은 상속재산 전체에 한 번 적용되는 총액입니다. 받는 사람 수와 무관합니다. 다만 각자 받은 재산 비율에 따라 납부할 세액을 나누게 됩니다.
Q아들이 살아 있는데 손자에게 유언으로 주면 아들이 반발할 수 있나요?
자녀에게는 유류분(遺留分, 법이 보장하는 최소 상속분) 청구권이 있습니다. 직계비속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입니다. 손자에게 전부 유증하면 자녀가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Q할증 30%는 재산 전체에 붙나요, 손자 몫에만 붙나요?
손자가 받은 재산에 대응하는 산출세액에만 가산됩니다. 자녀가 함께 상속받았다면 자녀 몫에는 할증이 없습니다. 전체 산출세액을 재산 비율로 나눈 뒤 손자 해당분에만 30%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Q대습상속인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기준이 뭔가요?
상속이 시작된 시점, 즉 조부모가 사망한 날에 자녀가 이미 사망했거나 상속 결격 상태였는지가 기준입니다. 그 시점에 자녀가 생존해 있었다면 대습상속이 아니고, 손자는 유증받는 수유자가 됩니다.
Q세금 낼 현금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연부연납(최대 10년 분할 납부)과 물납 제도가 있습니다. 연부연납은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할 때 신청할 수 있고 담보 제공이 필요합니다. 신고 기한 안에 함께 신청해야 합니다.
Q손자에게 미리 증여하는 편이 유리한가요?
일률적으로 유리하지 않습니다. 손자 증여도 세대생략 할증 30%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증여 후 5년이 지나면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아, 재산 증식이 예상되는 자산은 시점 검토 실익이 있습니다. 개별 상황은 세무 상담이 필요합니다.
출처 및 인용
- [1]
상속세 일괄공제 금액은 5억원이며 기초공제 2억원과 인적공제 합계액 중 큰 금액을 적용
출처: 국세청 상속세 세액 계산 안내,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mi=2314&cntntsId=7710
- [2]
피상속인의 자녀를 제외한 직계비속이 상속받으면 산출세액의 30%를 가산하고, 미성년자가 20억원 초과 재산을 받으면 40%를 가산
출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세대를 건너뛴 상속에 대한 할증과세),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
- [3]
자녀가 상속개시 전 사망하거나 결격된 경우 그 직계비속이 대습상속인이 됨
출처: 민법 제1001조(대습상속), https://www.law.go.kr/법령/민법
- [4]
상속세 신고 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이며 기한 내 신고 시 3% 신고세액공제 적용
출처: 국세청 상속세 신고·납부 안내,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mi=2313&cntntsId=7709
- [5]
상속인이 아닌 자에 대한 사전증여재산은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분을 상속재산에 가산
출처: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https://taxlaw.nts.go.kr
- [6]
직계비속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출처: 민법 제1112조(유류분의 권리자와 유류분), https://www.law.go.kr/법령/민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