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치매 초기, 말보다 먼저 바뀌는 행동 7가지

14분 읽기

왜 기억력보다 행동이 먼저 달라질까요?

치매 초기에는 기억을 맡는 부위만 상하지 않습니다. 판단과 의욕,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도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먼저 느끼는 것은 “깜빡한다”가 아니라 “사람이 달라졌다”입니다.

어머니가 20년 다니던 노래교실을 그만두셨습니다. 아버지가 며칠째 면도를 안 하십니다. 이런 장면이 검사 결과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는 약 93만 명, 유병률은 10.38% 입니다. 열 분 중 한 분입니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형이 약 76%를 차지합니다.

알츠하이머형은 진행이 느립니다.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습니다. 6개월, 1년 단위로 되짚어야 겨우 보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치매를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에서 갈립니다. 인지 기능이 조금 떨어져도 혼자 사는 데 지장이 없으면 치매가 아니라 경도인지장애(가벼운 인지 저하 단계)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경도인지장애 뜻 치매 차이

집에서 먼저 눈에 띄는 행동 7가지

가족이 실제로 알아채는 신호는 대부분 생활 장면 속에 있습니다. 아래 7가지는 치매 선별검사 문항과 조기발견 안내 자료가 공통으로 다루는 항목입니다. 기억력 문제는 이 중 하나일 뿐입니다.

1. 좋아하던 일을 그만둡니다 무감동(아파시)이라 부릅니다. 화투, 등산, 텃밭처럼 수십 년 이어온 활동을 이유 없이 접습니다. 우울증과 겹쳐 보이지만, 우울은 “하고 싶은데 힘들다”이고 무감동은 “하고 싶지가 않다”입니다.

2. 사람 만나는 자리를 피합니다 대화 속도를 못 따라가면 본인이 먼저 압니다. 창피함을 피하려고 모임을 거릅니다. 전화를 안 받는 날이 늘어납니다.

3. 돈 계산과 판단이 흔들립니다 같은 물건을 반복 구매하거나, 거스름돈을 세지 못합니다. 홈쇼핑 결제가 갑자기 늘어난 통장 데이터가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4.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둡니다 리모컨이 냉장고에, 지갑이 세탁기에 들어갑니다. 못 찾는 것보다, 어디에 두었을지 되짚는 능력이 사라진 쪽이 문제입니다.

5. 씻기와 옷차림이 흐트러집니다 늘 단정하던 분이 같은 옷을 며칠씩 입습니다. 여름에 겨울옷을 꺼내기도 합니다.

6. 익숙한 길에서 잠깐 멈춥니다 지남력(시간·장소를 아는 능력) 저하 신호입니다. 처음 가는 길이 아니라 30년 다닌 시장 골목에서 방향을 놓치는 것이 핵심입니다.

7. 의심이 늘고 말이 거칠어집니다 “누가 내 돈을 가져갔다”는 말이 반복됩니다. 성격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기억의 빈칸을 뇌가 나름대로 메우는 과정입니다.

일곱 가지 중 두세 개가 겹친다면, 다음 표의 기준으로 한 번 더 걸러 보시면 됩니다.

건망증과 초기 치매, 어디서 갈리나요?

판단 기준은 횟수가 아니라 ’사건 자체를 기억하는가’입니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떠오릅니다. 초기 치매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라집니다. 일상생활 유지 여부도 함께 봅니다.

구분나이에 따른 건망증초기 치매가 의심되는 행동
기억 방식힌트를 주면 떠올림물어봤다는 사실 자체를 모름
반복 질문가끔, 본인도 민망해함10분 간격 반복, 반복 인지 못 함
살림순서가 조금 느려짐늘 하던 요리 순서가 엉킴
길 찾기낯선 곳에서만 헤맴익숙한 동네에서 방향 상실
성격큰 변화 없음의심·화·무기력이 새로 생김
본인 인식“내가 요즘 깜빡해”문제 없다고 부인함

마지막 줄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스로 걱정해서 병원에 오시는 분보다, 본인은 괜찮다는데 가족이 모시고 오는 경우에서 이상 소견이 더 자주 확인됩니다.

대한치매학회 안내 자료는 경도인지장애를 치매 전 단계로 설명합니다. 중앙치매센터 통계에서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 로 집계됐습니다. 네 분 중 한 분 이상입니다.

국가건강정보포털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연간 10-15% 가 치매로 진행한다고 설명합니다. 바꿔 말하면 85% 이상은 그 해에 치매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숫자를 무섭게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단계에서 확인되면 관리 가능한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치매 가족 돌봄 부담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쉬운 신호 세 가지

앞의 7가지는 눈에 띕니다. 반대로 거의 매번 그냥 넘어가는 변화가 셋 있습니다. 조사 자료에서 초기 발견이 늦어지는 지점으로 반복해 지목되는 항목입니다.

첫째, 냄새를 못 맡습니다. 후각 저하는 인지 저하보다 앞서 나타나는 경우가 보고돼 있습니다. 국이 짜졌다는 가족 말이 늘었다면 한 번 짚어볼 대목입니다.

둘째, 걸음이 느려지고 자주 넘어집니다. 보행 속도 변화는 뇌혈관 상태와 함께 살펴야 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계단을 내려가듯 단계적으로 나빠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셋째, 말을 돌려서 합니다. 단어가 안 떠올라 “그거, 저기 있는 거”로 대체합니다. 시계를 “시간 보는 거”라고 부르는 식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점이 있습니다. 위 변화가 전부 치매 때문은 아닙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증, 약물 부작용, 비타민 B12 부족, 섬망도 비슷한 모습을 만듭니다. 이런 원인은 교정하면 회복되는 사례가 있어 감별 진단이 먼저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부터 확인하면 되나요?

무료 검사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전국 시군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선별검사(CIST)를 비용 없이 받습니다. 만 66세 이상은 국가건강검진에서 2년마다 인지기능검사를 받습니다. 두 가지 모두 예약 후 30분 안팎이면 끝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1. 기록부터 남깁니다. 언제, 어떤 행동이 있었는지 달력에 한 줄씩 적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쓸모 있는 자료가 이 메모입니다.
  2.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에 전화합니다. 보건복지부가 치매국가책임제로 운영하는 기관이며, 선별검사에서 인지저하가 나오면 진단검사까지 연계됩니다.
  3. 국가건강검진 일정을 확인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iN에서 본인 검진 대상 여부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4. 감별 진료를 받습니다.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입니다. 갑상선·빈혈·영양 상태를 함께 봅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진행 여부가 나뉩니다. 이 판단은 전문의 몫이며, 집에서 하는 체크리스트는 병원에 갈지 말지를 정하는 용도까지입니다.

검사에서 ’정상’이 나와도 남는 숙제

선별검사 정상은 오늘 시점의 결과입니다. 6개월 뒤에도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행동 변화가 계속 보인다면 1년 주기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이 기간에 할 일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치매 위험 감소 지침에서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활동, 금연, 혈압·혈당·체중 관리, 사회적 활동 유지를 권고했습니다.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로 제시된 항목입니다.

세계보건기구 2019년 지침은 신체활동을 인지 저하 위험을 낮추는 권고 항목으로 명시했습니다.

한 가지 더. 진단이 나오지 않아도 제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에는 2018년 도입된 인지지원등급이 있어, 신체 기능이 비교적 양호한 경증 치매도 주야간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등급 신청 자격은 진단서 기준을 따릅니다.

인지지원등급 신청

지금 부모님 얼굴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명절과 비교해 달라진 행동이 하나라도 있으신가요. 그 한 가지를 오늘 달력에 적어두시면, 그게 시작입니다.

이 글은 정부 1차 출처(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중앙치매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세계보건기구)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증상의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망증인지 치매 초기인지 집에서 구분할 수 있나요?

힌트를 줬을 때 기억이 돌아오면 건망증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물어봤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늘 하던 살림 순서가 엉킨다면 진료가 필요한 신호입니다. 다만 이 구분은 참고용이며 확정 진단은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검사로만 가능합니다.

Q

성격이 예민해지고 의심이 늘어난 것도 전조증상인가요?

감정 조절을 맡는 전두엽이 함께 영향을 받으면 성격 변화가 초기 신호로 나타납니다. 특히 "누가 물건을 훔쳐갔다"는 말이 반복되면 기억의 빈칸을 메우려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다투기보다 상황을 기록해 두고 상담 자료로 쓰시는 편이 낫습니다.

Q

몇 살부터 인지기능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만 66세부터 국가건강검진에서 2년마다 인지기능검사를 받습니다. 나이와 무관하게 60세 이상이면 치매안심센터 선별검사를 언제든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행동 변화가 6개월 이상 이어졌다면 검진 주기를 기다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Q

검사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치매안심센터 선별검사(CIST)는 무료이며, 만 66세 이상 국가건강검진의 인지기능검사도 본인부담이 없습니다. 선별검사에서 인지저하가 나오면 협약 병원의 진단검사와 감별검사로 연계되며, 소득 기준에 따라 검사비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원 범위는 거주지 센터에 확인하시면 됩니다.

Q

전조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치매로 진행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연간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는 자료가 있으며, 나머지는 유지되거나 호전되기도 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증, 약물 부작용처럼 교정하면 좋아지는 원인도 있어 감별 진료가 먼저입니다.

출처 및 인용

  1. [1]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 약 93만 명, 유병률 10.38%, 알츠하이머형 비중 약 76%

    출처: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https://www.nid.or.kr

  2. [2]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유병률 28.4%

    출처: 중앙치매센터 치매 통계 자료, https://www.nid.or.kr

  3. [3]

    치매는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이며,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연간 10-15%가 치매로 진행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치매 항목, https://health.kdca.go.kr

  4. [4]

    치매국가책임제에 따라 전국 시군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선별검사(CIST)를 무료 제공

    출처: 보건복지부 치매정책 안내, https://www.mohw.go.kr

  5. [5]

    만 66세 이상 국가건강검진에서 2년마다 인지기능검사 시행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안내, https://www.nhis.or.kr

  6. [6]

    2019년 치매 위험 감소 지침에서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신체활동, 금연, 혈압·혈당·체중 관리 권고

    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2019),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9789241550543

  7. [7]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로 분류되며 감별 진단이 선행되어야 함

    출처: 대한치매학회 일반인 안내 자료, https://www.dement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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