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어두워지면 치매 위험이 올라갈까요?
귀가 어두워진 것과 치매, 정말 관계가 있나요?
관계가 있습니다. 다만 순서가 반대입니다. 난청은 치매가 만든 증상이 아니라, 치매 위험을 높이는 조건입니다. 국제 의학저널 랜싯의 치매예방위원회는 2024년 보고서에서 예방 가능한 위험요인 14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중년기 난청이 그중 7%로 가장 큰 몫이었습니다.
7%라는 숫자는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흡연, 고혈압, 우울보다 앞선 자리입니다. 2020년 판 보고서에서는 12개 요인 중 8%로 단독 1위였습니다.
랜싯 치매예방위원회는 2024년 보고서에서 “청력 손실은 개인이 개입할 수 있는 위험요인 가운데 인구 기여도가 가장 큰 항목”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상황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0% 수준입니다. 열 분 중 한 분입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는 60세 이상 인구의 25% 이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수준의 난청을 겪는다고 집계했습니다.
두 통계가 겹치는 지점에 오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 초기 증상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안 들리는 것 자체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변화가 따로 있습니다.
귀 쪽에서 먼저 드러나는 신호는 무엇인가요?
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말뜻의 해석이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소리는 분명히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실 때입니다. 조용한 방에서는 대화가 되는데 식당이나 모임에서만 유독 못 알아들으신다면, 귀보다 뇌의 소리 처리 과정을 살펴볼 단서가 됩니다.
영국 UK 바이오뱅크 참가자 8만여 명을 추적한 코호트 분석에서, 소음 속 말소리 인지 능력이 떨어진 집단은 이후 치매 발생 위험이 약 1.9배 높았습니다. 단순히 순음청력검사 수치가 나쁜 것과는 다른 항목이었습니다.
집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면은 이렇습니다.
- 여럿이 모이면 대화를 포기하고 조용해지십니다
- 되묻는 대신 대충 고개만 끄덕이십니다
- 전화 통화를 유독 피하십니다
- 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발음이 뭉개진다고 하십니다
- 자막 없이는 드라마를 못 보겠다고 하십니다
이 중 셋 이상이 6개월 넘게 이어진다면 청력과 인지를 한 번에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잘 안 들리는데 왜 뇌가 나빠지나요?
연구자들이 제시하는 설명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인지 부하, 뇌 구조 변화, 사회적 고립입니다. 셋은 따로 작동하지 않고 함께 굴러갑니다.
1. 뇌가 듣는 데 힘을 다 씁니다
소리가 흐릿하면 뇌는 빠진 부분을 추측으로 메웁니다. 그만큼 기억과 판단에 쓸 자원이 줄어듭니다. 대화 후 유난히 피곤해하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 쓰지 않는 회로가 줄어듭니다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들은 난청이 있는 분에게서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측두엽 부피 감소가 더 빠르게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맞닿은 영역입니다.
3. 대화가 끊기면 자극도 끊깁니다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사람 만나기가 부담스러워집니다. 사회적 고립은 랜싯 위원회가 꼽은 14개 위험요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난청이 고립을 부르고, 고립이 다시 위험을 키우는 구조입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이 2011년 발표한 장기 추적 조사에서, 경도 난청은 치매 위험 약 2배, 중등도는 약 3배, 고도 난청은 약 5배로 단계에 따라 뚜렷하게 올라갔습니다. 관련 원문은 PubMed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렇다면 나이 들어 생기는 흔한 난청은 다 위험 신호일까요.
단순 노인성 난청과 위험 신호, 어떻게 구분하나요?
구분의 기준은 되묻는 횟수가 아니라 되묻는 방식입니다. 노인성 난청은 소리를 키워주면 해결됩니다. 인지 쪽 문제가 섞이면 크게 말해도 엉뚱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노인성 난청을 양쪽 귀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고주파 영역 손실로 설명합니다.
| 관찰 장면 | 청력 쪽에 가까움 | 인지 쪽도 살펴볼 상황 |
|---|---|---|
| 되물을 때 | “뭐라고?” 하고 다시 물음 | 되묻지 않고 다른 대답을 함 |
| 크게 말해주면 | 바로 알아들음 | 여전히 맥락을 놓침 |
| 진행 속도 | 수년에 걸쳐 서서히 | 몇 달 사이 눈에 띄게 |
| 양쪽 귀 | 대개 양쪽이 비슷 | 청력은 정상인데 이해가 안 됨 |
| 대화 내용 | 단어를 놓침 | 방금 한 말을 다시 함 |
오른쪽 칸에 표시가 늘어난다면 청력검사와 인지선별검사를 함께 받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한쪽만 보면 원인을 놓치기 쉽습니다. 건망증 치매 차이
이명이나 귀 모양도 치매와 관련이 있나요?
이명은 별개로 봐야 합니다. 이명 자체가 치매의 전조증상이라는 근거는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명은 난청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이명을 계기로 청력 상태를 점검하는 의미는 있습니다.
귀지의 색이나 귀 크기로 치매를 판별한다는 이야기가 온라인에 돌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의학적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근거 없는 자가 판단은 오히려 진짜 신호를 늦게 발견하게 만듭니다.
어지럼도 마찬가지입니다. 귀 안쪽 전정기관 문제로 생기는 어지럼은 이비인후과 영역입니다. 치매와 직접 연결하기보다 낙상 위험 관리 차원에서 다루는 편이 정확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1년 세계 청력 보고서에서 “치료되지 않은 청력 손실은 인지 저하와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함께 높인다”고 명시했습니다.
지금 확인해볼 수 있는 검사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를 같은 달에 받아보시면 됩니다. 청력검사와 인지선별검사입니다. 둘 다 비용 장벽이 높지 않습니다.
청력 쪽은 이비인후과의 순음청력검사와 어음명료도검사입니다. 어음명료도검사가 앞서 말씀드린 말뜻 해석 능력을 보는 항목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검사입니다.
인지 쪽은 전국 치매안심센터의 인지선별검사(CIST)입니다. 보건복지부 기준으로 만 60세 이상이면 무료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예약 후 방문하시면 20분 안팎이면 끝납니다.
국가건강검진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만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인지기능장애 검사를 포함해 시행합니다. 해당 연령이시라면 별도 신청 없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청력 손실이 확인되었다면 보청기 지원 제도도 함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청각장애 등록자에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됩니다. 보청기 보험 지원 신청
오늘 부모님 목소리를 한 번 들어보세요. 전화를 피하시는지, 여럿이 있을 때만 조용해지시는지. 그 관찰이 어떤 검사보다 먼저입니다.
이 글은 정부 1차 출처(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세계보건기구)와 국제 학술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증상의 진단과 치료 방침은 이비인후과 또는 신경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귀지 색이나 귀 모양으로 치매를 미리 알 수 있나요?
그런 판별법을 뒷받침하는 의학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에 도는 귀지 유형설이나 귓불 주름설은 검증된 선별 기준이 아닙니다. 청력 변화와 대화 이해력 변화를 관찰하시는 편이 훨씬 실질적입니다.
Q보청기를 착용하면 치매 위험이 줄어드나요?
2023년 랜싯에 발표된 ACHIEVE 임상시험에서, 심혈관 위험이 높은 고령자 집단은 보청기 사용 3년 후 인지 저하 속도가 약 48% 느렸습니다. 다만 위험이 낮은 집단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예방 효과가 모든 분께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이명이 몇 달째 이어지는데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이명만으로 치매를 의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명은 난청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상태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기억력 변화나 방향 감각 저하가 함께 있다면 그때 인지선별검사를 함께 받으시면 됩니다.
Q부모님이 자꾸 되묻는데 귀 문제인지 기억 문제인지 헷갈립니다.
크게 말했을 때 반응이 갈립니다. 소리를 키워드리면 바로 알아들으시면 청력 쪽입니다. 크게 말해도 엉뚱한 대답이 돌아오거나 방금 나눈 이야기를 다시 꺼내신다면 인지 쪽도 함께 확인하실 상황입니다.
Q청력검사는 어느 과에서 받나요?
이비인후과입니다. 순음청력검사로 들리는 소리 크기를, 어음명료도검사로 말뜻 이해도를 봅니다. 두 검사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말뜻 해석이 걱정되신다면 접수할 때 어음명료도검사를 함께 요청하세요.
Q무료 치매 검사는 몇 살부터 받을 수 있나요?
보건복지부 기준으로 만 60세 이상이면 거주지 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선별검사(CIST)를 무료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오면 진단검사와 감별검사로 이어지며, 이 단계도 소득 기준에 따라 비용 지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인용
- [1]
중년기 난청은 예방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14가지 중 7%로 가장 큰 인구 기여도를 차지
출처: Lancet Commission on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2024 report, https://pubmed.ncbi.nlm.nih.gov/39096926/
- [2]
경도 난청은 치매 위험 약 2배, 고도 난청은 약 5배 증가
출처: Lin FR et al., Hearing Loss and Incident Dementia, Archives of Neurology 2011, https://pubmed.ncbi.nlm.nih.gov/21320988/
- [3]
60세 이상 인구의 25% 이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수준의 청력 손실을 겪음
출처: 세계보건기구 World Report on Hearing 2021,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orld-report-on-hearing
- [4]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0% 수준
출처: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https://www.nid.or.kr
- [5]
만 60세 이상은 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선별검사(CIST)를 무료로 받을 수 있음
출처: 보건복지부 치매국가책임제 안내, https://www.mohw.go.kr
- [6]
만 66세 생애전환기 국가건강검진에 인지기능장애 검사가 포함됨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안내, https://www.nhis.or.kr
- [7]
노인성 난청은 양쪽 귀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고주파 영역 청력 손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