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치매: 원인 7가지와 초기 신호
혈관성 치매는 어디에서 시작되나요?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가 죽으면서 시작됩니다. 손상된 자리가 기억과 판단을 맡던 곳이면 인지 기능이 떨어집니다. 원인의 뿌리는 대부분 혈압, 혈당, 혈관 벽에 쌓인 문제입니다.
부모님 말수가 줄고 걸음이 느려졌을 때, 대개 나이 탓으로 넘깁니다. 그런데 이 병은 변화가 계단처럼 옵니다. 어느 날 한 칸 뚝 떨어지고, 한동안 그 자리에 머뭅니다. 그러다 또 한 칸.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10.4%입니다. 10명 중 1명입니다. 국내 추정 환자 수는 2024년에 100만 명 선에 이르렀습니다. 이 가운데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국내외 역학 조사에서 전체 치매의 약 10-20%를 차지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혈관성 치매를 뇌혈관 질환으로 뇌 조직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치매로 설명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혈관 손상은 증상이 보이기 한참 전부터 쌓입니다.
왜 ’조용한 뇌경색’이 더 위험한가요?
증상 없이 지나가는 작은 뇌경색과 백질 변성이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15mm 미만이라 팔다리 마비 같은 경고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같은 사람 뇌에 수십 개가 쌓이면 처리 속도와 판단력이 먼저 무너집니다.
이런 병변을 열공성 뇌경색이라 부릅니다. 자기공명영상(MRI, 자기장을 이용한 정밀 촬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해외 영상 연구 데이터에서는 무증상 뇌경색이 참여자의 약 10-20%에서 확인됐습니다.
백질 변성도 함께 옵니다. 뇌 속 신경 다발이 지나는 길에 흰 반점처럼 변화가 생기는 소견입니다. 혈압이 높을수록 이 면적이 넓어진다는 분석이 반복해서 보고됐습니다.
그래서 이 병은 두 얼굴을 가집니다. 큰 뇌졸중 한 번으로 갑자기 오기도 하고, 작은 손상 수십 번으로 서서히 오기도 합니다. 뒤쪽이 훨씬 흔합니다.
원인이 되는 위험 요인 7가지는 무엇인가요?
혈관을 좁히거나 굳히거나, 피떡을 만드는 조건들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방세동, 흡연, 신체활동 부족, 과음과 고염식. 이 7가지가 국내외 통계에서 반복해 지목됩니다.
- 고혈압: 가장 강력한 단일 요인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30세 이상 유병률은 약 28%로 집계됩니다. 목표 혈압은 대체로 130/80mmHg 아래입니다.
- 당뇨병: 30세 이상 유병률 약 16%. 혈당이 높으면 가는 혈관부터 상합니다.
- 이상지질혈증: LDL 콜레스테롤 관리 목표는 위험도에 따라 100mg/dL 또는 70mg/dL 미만으로 나뉩니다.
- 심방세동: 심장이 불규칙하게 떨리며 피떡을 만듭니다. 국제 역학 자료에서 뇌졸중 위험을 약 5배 높였습니다.
- 흡연: 뇌졸중 위험이 비흡연자의 약 2배 수준으로 보고됩니다.
- 신체활동 부족: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게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활동을 권고합니다.
- 과음과 짠 음식: 소금은 하루 5g 미만 섭취가 권고 기준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신체활동 부족, 비만을 치매 위험을 높이는 조절 가능한 요인으로 제시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풀어야 합니다. 이 7가지는 뇌졸중 위험 요인 목록과 거의 겹칩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두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무엇이 다른가요?
진행 곡선과 초기 증상이 다릅니다. 알츠하이머는 최근 기억부터 완만하게 흐려집니다. 혈관성은 계단식으로 떨어지고, 기억보다 판단과 속도가 먼저 무뎌집니다. 보행이나 배뇨 문제가 함께 오는 사례도 많습니다.
| 구분 | 혈관성 치매 | 알츠하이머 치매 |
|---|---|---|
| 진행 방식 | 계단식 악화 | 완만한 하강 |
| 초기 증상 | 판단력, 처리 속도 저하 | 최근 기억 저하 |
| 동반 신체 증상 | 보행 장애, 배뇨 장애, 한쪽 힘 빠짐 | 초기에는 드묾 |
| 배경 질환 |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 혈관 위험 요인 없이도 발생 |
| 영상 소견 | 뇌경색, 백질 변성 | 해마 위축 |
다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두 가지가 섞인 사례가 상당수입니다. 혼합형이라 부릅니다. 대한치매학회도 감별에 영상 검사와 병력 청취를 함께 활용하도록 안내합니다.
가족이 먼저 알아채는 신호는 무엇인가요?
기억보다 ’속도’와 ’걸음’입니다. 말이 느려지고, 하던 계산을 버거워하고, 발이 바닥에 끌립니다. 감정 기복이 커지는 경우도 잦습니다.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이면 신경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 ☑ 대화 중 대답까지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졌다
- ☑ 늘 하던 은행 업무나 약 복용 순서를 헷갈린다
- ☑ 종종걸음으로 걷고, 문턱에서 자주 걸린다
- ☑ 소변을 참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 ☑ 갑자기 눈물이 많아지거나 화를 크게 낸다
- ☑ 한쪽 손에 힘이 잠깐 빠졌다가 돌아온 적이 있다
마지막 항목은 특히 놓치기 쉽습니다. 몇 분 만에 회복되면 대부분 넘어갑니다. 그 짧은 사건이 예고편일 수 있습니다.
병원은 언제, 어느 과로 가야 하나요?
한쪽 마비, 발음 어눌함, 심한 어지럼이 갑자기 왔다면 즉시 119입니다. 막힌 혈관을 여는 약물 치료는 증상 발생 4.5시간 안에 시작해야 합니다. 서서히 진행된 인지 변화는 응급이 아니며 신경과 외래로 예약하면 됩니다.
혈전 제거 시술은 조건에 따라 최대 24시간까지 검토됩니다. 그래도 시간이 이를수록 결과가 좋다는 것이 축적된 임상 데이터의 일관된 방향입니다.
검사 문턱은 낮아졌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만 66세부터 2년마다 인지기능 검사가 포함됩니다.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인지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운영 기준은 보건복지부 치매정책 지침을 따릅니다.
지금 줄일 수 있는 위험은 어디까지인가요?
적지 않습니다. 2024년 Lancet 치매 위원회 분석은 전 생애에 걸친 위험 요인 14가지를 관리하면 치매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그중에서도 관리 여지가 큰 유형입니다.
혈압 수첩 한 권이 출발점입니다. 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 저녁 취침 전 두 번 재서 적어 두세요. 2주치 기록이면 진료실에서 훨씬 정확한 판단이 나옵니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서 뇌혈관 질환이 상위 사인에 계속 오르는 이유도 결국 이 관리 공백에 있습니다.
두려워하실 일은 아닙니다. 원인이 분명한 병은 손댈 곳도 분명합니다. 오늘 부모님 혈압계를 한 번 꺼내 보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글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중앙치매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세계보건기구의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보다 진행이 빠른가요?
속도보다 방식이 다릅니다. 알츠하이머는 완만하게 내려가지만 혈관성은 계단식으로 떨어집니다. 새로운 뇌경색이 생기지 않으면 몇 달간 상태가 유지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혈관 사고가 반복되면 짧은 기간에 크게 나빠질 수 있습니다.
Q뇌졸중을 앓으면 반드시 혈관성 치매가 오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손상 위치와 크기, 이후 위험 요인 관리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다만 뇌졸중 병력이 있으면 인지장애 위험이 뚜렷하게 올라간다는 연구 보고가 축적돼 있습니다. 퇴원 후 정기적인 인지 평가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QMRI에서 백질 변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치매인가요?
백질 변성 자체는 진단명이 아니라 영상 소견입니다. 60세 이상에서는 흔하게 관찰됩니다. 다만 범위가 넓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라면 관리 강도를 높여야 합니다. 판독 결과는 신경과 전문의와 함께 해석하시길 권합니다.
Q혈압약을 먹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혈압 조절은 뇌혈관 손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목표 수치는 나이와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집니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혈압이 급격히 오를 수 있으니 조정은 처방 의사와 상의해 주세요.
Q부모님이 60대인데 미리 검사받을 방법이 있나요?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 60세 이상 인지선별검사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신분증만 가지고 방문하면 됩니다. 만 66세부터는 국가건강검진에 인지기능 검사가 2년마다 포함됩니다. 결과에 이상이 있으면 협약 병원 정밀검사로 연계됩니다.
출처 및 인용
- [1]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 10.4%, 혈관성 치매는 두 번째로 흔한 유형
출처: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https://www.nid.or.kr
- [2]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으로 뇌 조직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치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
- [3]
고혈압 30세 이상 유병률 약 28%, 당뇨병 약 16% (국민건강영양조사)
출처: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https://knhanes.kdca.go.kr
- [4]
만 66세부터 국가건강검진에 인지기능 검사가 2년마다 포함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안내, https://www.nhis.or.kr
- [5]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 60세 이상 인지선별검사 무료 제공
출처: 보건복지부 치매정책, https://www.mohw.go.kr
- [6]
고혈압, 당뇨병, 흡연, 신체활동 부족은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
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Dementia Fact Sheet,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mentia
- [7]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을 약 5배 높인다
출처: Wolf PA et al., Atrial fibrillation as an independent risk factor for stroke, Stroke 1991, https://pubmed.ncbi.nlm.nih.gov/1866765/
- [8]
위험 요인 14가지 관리로 치매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다
출처: Lancet Standing Commission on Dementia Prevention 2024 report, https://pubmed.ncbi.nlm.nih.gov/39096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