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는 언제 상속인이 될까요? 대습상속이 가르는 기준
손주 이름부터 떠올리셨을 겁니다.
“아버님 재산, 손자에게도 몫이 있나요?” 장례를 치른 뒤 가족끼리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입니다. 막상 찾아보면 대습상속, 직계비속 같은 낯선 말이 쏟아집니다. 마음이 복잡한 시기에 용어까지 어려우니 답답하셨을 거예요.
손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일까요?
자녀가 한 명이라도 살아 있으면, 손자는 원칙적으로 상속인이 아닙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민법 제1000조는 1순위 상속인을 직계비속(자녀·손자처럼 아래로 이어지는 혈족)으로 정합니다. 손자도 직계비속이지만, 같은 순위 안에서는 촌수가 가까운 사람이 앞섭니다.
민법 제1000조 제2항은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하고 동친등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규정합니다.
자녀는 1촌, 손자는 2촌입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자녀가 먼저 상속인이 됩니다. 배우자인 할머니는 자녀와 함께 상속인이 됩니다.
할머니 몫은 자녀 한 명 몫보다 5할(50%) 더 많습니다. 민법 제1009조가 정한 법정상속분(법이 정한 기본 몫) 기준입니다. 손주를 그토록 아끼셨는데 왜 몫이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상속 순위 법정상속분
그런데 이 원칙에는 분명한 예외가 있습니다.
부모가 먼저 떠났다면, 손자가 그 자리를 잇습니다
손자의 부모가 상속 개시 전에 사망했다면, 손자는 부모 몫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이를 대습상속(먼저 사망한 상속인의 자리를 그 자녀가 대신 잇는 상속)이라고 부릅니다. 근거는 민법 제1001조입니다.
민법 제1001조는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경우에 그 직계비속이 있는 때에는 그 직계비속이 사망하거나 결격된 자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고 정합니다.
대습상속이 일어나는 두 경우
- 부모가 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
- 부모가 상속결격(유언 위조 등 중대한 잘못으로 상속 자격을 잃는 것)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많은 가족이 놀라는 대목
먼저 떠난 자녀의 배우자도 함께 대습상속인이 됩니다. 며느리나 사위 말입니다(민법 제1003조 제2항). 손자 혼자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며느리·사위가 재혼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인척 관계가 끝나 대습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민법 제775조). 또 부모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는 대습상속 사유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손자 몫은 실제로 얼마일까요? 숫자로 보면 훨씬 선명해집니다.
손자 몫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요?
대습상속인은 먼저 떠난 부모의 법정상속분을 그 안에서 다시 나눠 받습니다. 할아버지가 사망했고, 할머니와 자녀 둘이 남은 사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둘째 자녀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배우자와 아들 한 명을 남겼습니다.
| 상속인 | 계산 방식 | 전체 대비 몫 |
|---|---|---|
| 할머니(배우자) | 1.5 ÷ 3.5 | 약 42.9% |
| 첫째 자녀 | 1 ÷ 3.5 | 약 28.6% |
| 둘째의 배우자 | 둘째 몫의 60% | 약 17.1% |
| 손자 | 둘째 몫의 40% | 약 11.4% |
재산이 7억원이라면 손자 몫은 약 8,000만원입니다. 둘째 몫 2억원을 며느리와 손자가 1.5 대 1로 나눈 결과입니다.
유언이 있으면 이 비율은 달라집니다. 그래도 손자에게는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몫)이 남습니다. 직계비속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입니다(민법 제1112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상속으로 넘어오는 것이 재산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모두 포기하면, 빚이 손자에게 갈 수 있습니다
상속은 재산뿐 아니라 빚도 함께 넘어갑니다.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다음 직계비속인 손자가 상속인이 됩니다. 손자가 미성년자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상속을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042조). 그러면 같은 1순위 안에서 다음으로 가까운 손자 차례가 됩니다.
배우자가 살아 있다면 결과가 다릅니다. 대법원은 2023년 3월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기존 판단을 바꿨습니다. 자녀 전원이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전에는 배우자와 손자가 함께 상속인이 됐습니다.
기한은 3개월입니다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민법 제1019조).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물려받은 재산 한도에서만 빚을 갚는 방식) 중 하나를 고릅니다. 손자가 미성년자라면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진행합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 차이
미리 알고 있으면 대비할 시간은 충분합니다. 반대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일부러 재산을 남기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세금에서 살펴볼 점이 생깁니다.
손자에게 바로 물려주면 왜 세금이 더 붙을까요?
자녀가 살아 있는데 손자에게 유증(유언으로 재산을 주는 것)하면, 상속세가 30% 더해집니다. 이를 세대생략 할증과세라고 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에 근거하며, 국세청 상속세 안내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기본: 손자 몫에 해당하는 산출세액에 30% 가산
- 손자가 미성년자이고 받는 재산이 20억원을 넘으면 40% 가산
- 부모가 먼저 사망해 대습상속을 받는 경우는 할증 없음
이유는 간단합니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를 거쳐 손자로 가면 상속세가 두 번 생깁니다. 바로 손자에게 가면 한 번이 생략됩니다. 법은 건너뛴 세대만큼 세금을 더 매깁니다.
생전에 손자에게 증여할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7조). 손주 사랑이 세금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 기억해 두세요.
여기까지가 손자 상속의 큰 그림입니다. 이제 우리 집 상황에 대입해 볼 차례입니다.
우리 집은 어디에 해당할까? 먼저 살펴볼 세 가지
가족 구성과 재산·빚 현황만 알아도, 손자가 상속인이 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아래 세 가지를 차례로 짚어 보세요. 상속의 기본 개념은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의 상속 항목에도 정리돼 있습니다.
- 가족 관계: 먼저 떠난 자녀가 있는지, 그 배우자와 자녀는 누구인지 확인합니다.
- 재산과 빚: 사망신고 뒤 정부24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금융·토지·자동차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상담 창구: 판단이 어렵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에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손자가 상속인이 되는 길은 결국 두 갈래입니다. 부모가 먼저 떠난 대습상속, 그리고 윗세대 전원의 상속포기입니다. 어느 길이든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기한이 함께 따라옵니다. 가족 중 누가 어느 자리에 서는지, 오늘 한 번 그려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민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문과 대법원·국세청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판단은 법률 상담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손자가 상속을 받으려면 꼭 부모가 먼저 돌아가셔야 하나요?
법정상속으로는 부모가 먼저 사망한 대습상속, 또는 배우자 없이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만 손자가 상속인이 됩니다. 다만 유언으로 재산을 남기는 유증은 자녀가 살아 있어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손자 몫에 상속세 30% 할증이 붙습니다.
Q대습상속을 받은 손자도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나요?
주장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118조가 대습상속 규정을 유류분에도 준용하기 때문입니다. 직계비속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이며, 손자는 먼저 떠난 부모 몫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Q미성년 손자가 상속인이 되면 절차는 누가 밟나요?
보통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부모와 미성년 자녀가 함께 상속인이 되면 서로 이해가 부딪힐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가정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합니다(민법 제921조).
Q아버지가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가 대신 상속받나요?
상속포기는 대습상속 사유가 아니므로, 아버지 몫을 손자가 이어받지는 않습니다. 포기한 몫은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다만 배우자가 없고 자녀 전원이 포기하면 손자가 다음 순위 상속인이 됩니다.
Q손자에게 미리 증여해도 할증이 붙나요?
붙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7조에 따라 자녀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손자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산출세액에 30%가 더해집니다. 손자가 미성년자이고 증여재산이 20억원을 넘으면 40%입니다. 부모가 이미 사망한 손자가 받는 경우는 할증 대상이 아닙니다.
출처 및 인용
- [1]
1순위 상속인은 직계비속이며 동순위 중 최근친이 선순위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1000조, https://www.law.go.kr/법령/민법
- [2]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 상속개시 전 사망·결격 시 그 직계비속이 대습상속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1001조·제1003조, https://www.law.go.kr/법령/민법
- [3]
상속포기·한정승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1019조, https://www.law.go.kr/법령/민법
- [4]
자녀 아닌 직계비속이 상속받으면 산출세액 30% 가산, 미성년자·20억원 초과 시 40%, 대습상속 제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
- [5]
2023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자녀 전원 상속포기 시 배우자 단독상속으로 판단 변경
출처: 대법원, https://www.scourt.go.kr
- [6]
상속세 세대생략 할증과세 안내
출처: 국세청, https://www.nts.go.kr
- [7]
사망자 금융·토지·자동차 재산 통합 조회
출처: 정부24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https://www.gov.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