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부모님 떠나신 뒤 통장 속 돈, 누구 몫이 되나요?

13분 읽기

통장은 그대로인데, 주인이 없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며칠 사이에도 부모님 통장은 대개 열려 있습니다. 카드도, 비밀번호도 가족이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단 찾아 두자”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경황없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통장은 바로 멈추나요?

은행이 사망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고인 명의 계좌는 거래가 정지됩니다. 사망신고만으로 모든 은행에 자동 통보되지는 않습니다. 상속인이 은행에 알리거나 금융거래 조회를 신청할 때 멈춥니다.

금융감독원도 이 점을 안내합니다. 조회 신청이 금융회사에 전달되면 고인 계좌의 거래가 정지될 수 있습니다. 자동이체로 빠지던 공과금과 보험료도 이때부터 출금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가족이 겪는 일입니다

통계청 2023년 사망원인통계 기준, 한 해 사망자는 약 35만 명입니다. 하루 평균 약 960가족이 이 상황을 처음 마주합니다. 낯설고 막막한 것이 당연합니다. 사망신고 절차

그렇다면 멈춘 통장 속 돈은 이제 누구 것일까요?

통장 속 돈은 이제 누구의 것이 되나요?

통장 속 예금은 돌아가신 순간부터 ’상속재산’이 됩니다. 통장을 가진 사람의 돈이 아닙니다. 비밀번호를 아는 자녀의 돈도 아닙니다. 상속인 전원이 법정 비율로 함께 갖는 재산입니다.

상속인은 누구이고, 순서는 어떻게 되나요?

민법 제1000조가 상속 순위를 정해 둡니다. 앞 순위가 있으면 뒤 순위는 상속받지 못합니다.

순위상속인배우자
1순위직계비속 (자녀, 손자녀)함께 상속
2순위직계존속 (고인의 부모)함께 상속
3순위형제자매배우자 단독 상속
4순위4촌 이내 방계혈족배우자 단독 상속

자녀가 있다면 1순위입니다. 1·2순위가 모두 없으면 배우자 혼자 상속합니다.

처음 듣는 용어, 짧게 풀어 드립니다

그런데 똑같이 나누는 걸까요? 배우자 몫은 조금 다릅니다.

배우자와 자녀는 몇 대 몇으로 나누나요?

자녀끼리는 똑같이 나누고, 배우자는 자녀 몫의 1.5배를 받습니다. 민법 제1009조가 정한 법정상속분입니다. 아들과 딸, 장남 여부, 결혼 여부는 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예금 7,000만원이 남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속인 구성비율7,000만원 기준
배우자 + 자녀 1명1.5 : 1배우자 4,200만원(60%), 자녀 2,800만원(40%)
배우자 + 자녀 2명1.5 : 1 : 1배우자 3,000만원(약 42.9%), 자녀 각 2,000만원(약 28.6%)
배우자 + 자녀 3명1.5 : 1 : 1 : 1배우자 약 2,333만원(약 33.3%), 자녀 각 약 1,556만원
자녀 2명 (배우자 없음)1 : 1자녀 각 3,500만원(50%)

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다른 비율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를 상속재산 분할협의(가족끼리 나눌 몫을 정하는 약속)라고 부릅니다.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효력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비율보다 먼저 부딪히는 것은 ’당장 필요한 돈’입니다.

카드로 먼저 찾아 쓰면 왜 문제가 되나요?

고인 통장에서 먼저 돈을 꺼내 쓰면 ’빚까지 물려받겠다’는 뜻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상속재산을 처분한 상속인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봅니다. 단순승인은 재산과 빚을 모두 그대로 물려받는 것입니다.

민법 제1026조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상속은 돈만 넘어오지 않습니다

민법 제1005조에 따라 상속인은 빚도 함께 이어받습니다. 카드 대금, 대출, 보증 채무까지 포함됩니다. 통장에 3,000만원이 있어도 빚이 5,000만원이면 2,000만원이 마이너스입니다.

단순승인이 되면 나중에 빚을 발견해도 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통장보다 빚 규모를 먼저 확인합니다. 한정승인 상속포기 차이

형제 사이 다툼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장례비는 어떻게 하나요?

장례비를 상속재산에서 쓰는 가정이 많습니다. 이때는 다른 상속인과 미리 의논하세요. 영수증은 한 장도 버리지 마세요. 국세청은 상속세 계산 때 장례비를 최대 1,000만원까지 공제합니다. 봉안시설 비용은 500만원까지 따로 인정됩니다.

여기까지는 돌아가신 ’뒤’의 이야기입니다. 돌아가시기 ‘전’ 인출도 따로 살펴봅니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찾은 돈도 따져 보나요?

사망 전 1년 안에 2억원 이상, 2년 안에 5억원 이상을 찾았다면 쓰임새를 설명해야 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의 상속추정 규정입니다. 쓰임새를 밝히지 못한 돈은 상속재산으로 보고 세금을 계산합니다.

전부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쓰임새가 불분명한 금액이 전부 더해지지는 않습니다. 인출액의 20%와 2억원 중 적은 금액은 빼고 계산합니다. 병원비나 간병비는 영수증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 통장을 자녀가 관리해 왔다면 기록이 힘이 됩니다. 입출금 내역과 병원 영수증을 함께 보관해 두세요.

그렇다면 이 모든 일에 시간 제한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정해야 하나요?

상속에는 기한이 정해진 일이 네 가지 있습니다. 가장 짧은 것은 사망신고 1개월입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상속 승인·포기 3개월입니다. 기한을 넘기면 고를 수 있는 길이 줄어듭니다.

할 일기한근거
사망신고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사망한 달 말일부터 1년행정안전부
승인·한정승인·포기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민법 제1019조
상속세 신고사망한 달 말일부터 6개월상속세 및 증여세법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세 가지 선택지, 뜻부터 알아 두세요

부모님 재산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쓰는 제도가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사망자 재산을 한 번에 조회하는 제도)입니다. 정부24나 주민센터에서 신청합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며 예금, 보험, 대출, 토지, 자동차를 함께 확인합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지금 가족이 먼저 챙길 것은 무엇일까요?

통장 잔액보다 ’전체 재산과 빚의 크기’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승인, 한정승인, 포기가 갈립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3개월 안에만 정하면 됩니다.

판단이 어렵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에서 무료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민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문과 금융감독원·국세청·행정안전부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망신고를 하면 부모님 은행 통장이 자동으로 막히나요?

사망신고만으로 모든 은행에 자동 통보되지는 않습니다. 상속인이 은행에 사망 사실을 알리거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를 신청하면 그때 거래가 정지됩니다. 자동이체로 빠지던 공과금도 이때부터 출금되지 않으니 납부 방법을 바꿔 두세요.

Q

부모님 통장 비밀번호를 알고 있으면 돈을 찾아도 되나요?

통장 속 돈은 상속인 모두의 공동 재산이라 한 사람이 마음대로 찾을 수 없습니다. 민법 제1026조에 따라 처분행위로 판단되면 빚까지 물려받는 단순승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형제가 동의하지 않았다면 반환을 요구받을 수도 있습니다.

Q

장례비를 부모님 통장에서 내도 괜찮을까요?

장례비를 상속재산에서 쓰는 가정이 많습니다. 다만 다른 상속인과 미리 의논하고 영수증을 모두 보관해 두세요. 상속세 계산 때 장례비는 최대 1,000만원, 봉안시설 비용은 500만원까지 따로 공제됩니다.

Q

결혼한 딸도 아들과 같은 비율로 상속받나요?

네, 같은 비율입니다. 민법 제1009조는 자녀의 성별, 결혼 여부, 출생 순서와 관계없이 자녀 몫을 똑같이 정합니다. 배우자만 자녀 몫의 1.5배를 받습니다.

Q

통장 잔액보다 부모님 빚이 더 많으면 어떻게 되나요?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은 물려받은 재산 범위에서만 빚을 갚는 방식입니다. 이 기간 안에 통장 돈을 쓰면 선택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Q

부모님이 어느 은행에 통장이 있는지 모르면 어떻게 찾나요?

정부24나 주민센터에서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하면 예금, 보험, 대출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사망한 달 말일부터 1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인용

  1. [1]

    상속 순위는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이며 배우자는 1·2순위와 공동상속

    출처: 민법 제1000조·제1003조,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법령/민법

  2. [2]

    배우자의 상속분은 직계비속 상속분의 5할을 가산(1.5배)

    출처: 민법 제1009조,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법령/민법

  3. [3]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봄

    출처: 민법 제1026조,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법령/민법

  4. [4]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내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 가능

    출처: 민법 제1019조,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법령/민법

  5. [5]

    사망 전 1년 내 2억원·2년 내 5억원 이상 인출 시 용도 불분명분 상속재산 추정

    출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

  6. [6]

    장례비용 최대 1,000만원, 봉안시설 비용 최대 500만원 공제, 상속세 신고는 사망한 달 말일부터 6개월 이내

    출처: 국세청 상속세 안내, https://www.nts.go.kr

  7. [7]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사망자 금융·토지·자동차 재산 일괄 조회, 사망한 달 말일부터 1년 이내 신청

    출처: 정부24, https://www.gov.kr

  8. [8]

    2023년 사망자 수 약 35만 명

    출처: 통계청 2023년 사망원인통계, https://kosta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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