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삼우제와 우제, 무슨 뜻일까요?

10분 읽기

장례를 막 치르고 나면 낯선 말이 쏟아집니다.

빈소에서 누군가 “삼우제는 언제 하시나요”라고 묻습니다. 대답을 해야 하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부터 아득하실 겁니다. 상을 치르는 며칠은 슬픔과 절차가 뒤엉켜 지나갑니다. 용어를 찬찬히 배울 여유가 없으셨을 거예요.

이 자리에서는 뜻부터 하나씩 풀어드립니다.

우제(虞祭)란 무슨 뜻인가요?

우제는 장례를 마친 직후 고인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입니다. 한자 ’우(虞)’에 ’편안하게 하다, 걱정을 달래다’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몸은 땅에 모셨으니, 남은 혼이 놀라지 않도록 안정시켜 드린다는 의미입니다.

조선시대 예법서인 『주자가례』와 『사례편람』이 이 절차의 근거입니다. 두 문헌 모두 우제를 세 번에 나누어 지내도록 규정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관리하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에서도 우제를 ’장사를 지낸 뒤 신주를 모시고 지내는 제사’로 설명합니다.

『사례편람』은 우제를 두고 “장사 후 그 혼이 방황할 것을 염려하여 편안히 모시는 제사”라고 기록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 하나. 우제는 기일에 지내는 제사(기제사)와 성격이 다릅니다. 기제사는 해마다 반복하지만, 우제는 장례 직후 딱 세 번으로 끝납니다.

그러면 그 세 번은 각각 언제일까요.

초우·재우·삼우, 순서가 어떻게 되나요?

우제는 초우(初虞), 재우(再虞), 삼우(三虞) 순서로 지냅니다. 전통 예법 기준으로 초우는 장례 당일, 재우는 그 이튿날, 삼우는 사흘째입니다. 즉 삼우제는 ’세 번째 우제’라는 뜻이고, 우제 절차의 마지막 순서입니다.

구분전통 시점의미
초우장사 당일 (해 지기 전)혼을 처음 모셔 위로
재우이튿날 아침혼을 거듭 안정시킴
삼우사흘째 아침위로 절차를 마무리

『사례편람』은 재우를 ‘유일(柔日)’, 삼우를 ’강일(剛日)’에 지내라고 적었습니다. 십간(十干)을 기준으로 날의 성격을 나눈 옛 방식입니다. 요즘 이 간지 계산을 그대로 지키는 가정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장례 다음다음 날, 즉 발인 기준 3일째로 헤아립니다.

숫자를 세는 방법에서 혼동이 자주 생깁니다. 발인한 날을 1일째로 셀지, 그다음 날을 1일째로 셀지 가족끼리 의견이 갈리곤 합니다. 전통 기준은 장사 지낸 날을 첫날로 포함합니다. 발인일이 월요일이면 삼우제는 수요일입니다.

’삼오제’라고 쓰던데, 맞는 말인가요?

아닙니다. 바른 표기는 삼우제(三虞祭)입니다. ’삼오제’는 발음이 비슷해 굳어진 잘못된 말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삼우제’만 표제어로 올라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삼우제’를 ’삼우’와 같은 말로 풀이하며, 우제의 세 번째임을 명시합니다. 부고나 안내 문자를 보내실 때는 삼우제로 적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비슷하게 헷갈리는 말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용어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상례가 원래 긴 절차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 대부분이 생략됐습니다. 남은 것이 삼우제와 49재 정도입니다. 49재 계산

요즘은 삼우제를 어떻게 지내나요?

대개 가족이 묘소나 봉안당을 찾아 간단히 인사드리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매장이 줄면서 절차 자체가 간소해졌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화장률 통계를 보면 변화의 폭이 뚜렷합니다.

2023년 전국 화장률은 92.5%입니다. 1994년 20.5%였던 수치가 약 4.5배로 올랐습니다. 30년 사이에 장사 방식이 거의 뒤바뀐 셈입니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자료에서 연도별 추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매장을 하던 시절 삼우제에는 실질적인 목적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봉분이 무너지지 않았는지, 비가 새지 않았는지 살피는 일입니다. 요즘 봉안당이나 자연장지에서는 그 확인 절차가 사실상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성격이 ’점검’에서 ’작별 인사’로 옮겨왔습니다.

형식에 대한 부담도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종교에 따라 방식이 다르고, 아예 지내지 않는 가정도 많습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은 상례 절차를 가족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장사 방법과 시설을 규정할 뿐, 제례 형식을 강제하지 않는다.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삼우제는 지켜야 할 규칙이 아니라, 남은 사람이 마음을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이 시기에 함께 챙기면 좋은 것들

삼우제 즈음이면 사망 후 처리해야 할 행정 기한도 다가옵니다. 슬픔 속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가 법정 기한입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84조에 정해져 있습니다. 기한을 넘기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정부24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이용하시면 고인의 금융거래·토지·자동차·세금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사망신고와 동시에 신청 가능합니다.

상속 관련 판단은 조금 더 여유를 두셔도 됩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상속세 신고는 6개월이 기한입니다.

용어의 뜻을 아셨으니, 이제 가족과 상의하실 때 훨씬 수월하실 겁니다. 무엇을 언제 할지는 남은 분들이 정하시면 됩니다.

이 글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보건복지부 장사 통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 공공 1차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우제는 장례 후 정확히 며칠째인가요?

장사 지낸 날을 첫날로 포함해 사흘째입니다. 발인이 월요일이면 수요일이 삼우제입니다. 다만 가족 사정에 따라 주말로 옮기는 경우도 흔합니다. 날짜 자체보다 함께 모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

삼우제와 49재는 어떻게 다른가요?

삼우제는 유교 상례의 우제 절차 중 마지막이고, 49재는 불교에서 사후 49일째 지내는 재(齋)입니다. 유래와 종교적 배경이 서로 다릅니다. 두 가지를 모두 지내는 가정도 있고, 하나만 지내는 가정도 있습니다.

Q

화장을 했는데도 삼우제를 지내야 하나요?

의무가 아닙니다. 2023년 화장률이 92.5%에 이르면서 봉안당이나 자연장지를 찾아 인사드리는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절차를 생략해도 예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Q

삼우제 때 무엇을 준비하나요?

간단한 제수나 꽃, 고인이 좋아하시던 음식 정도면 충분합니다. 봉안시설은 화기나 음식 반입을 제한하는 곳이 많으니 미리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종교식으로 대체하셔도 됩니다.

Q

'삼오제'와 '삼우제' 중 어느 표기가 맞나요?

삼우제가 맞습니다. 우제(虞祭)의 세 번째라는 뜻이라 '우'가 들어갑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삼오제'는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Q

우제를 세 번이나 지내는 이유가 있나요?

옛 예법에서 혼이 한 번에 안정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주자가례』는 초우·재우·삼우로 나누어 점차 마음을 가라앉히는 구조로 규정했습니다. 슬픔을 단계적으로 놓아주려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출처 및 인용

  1. [1]

    2023년 전국 화장률 92.5%, 1994년 20.5%

    출처: 보건복지부 장사 통계 /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https://www.15774129.go.kr

  2. [2]

    '삼우제'가 표준어이며 '삼오제'는 비표준 표기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stdict.korean.go.kr

  3. [3]

    우제는 장사 후 혼을 위로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로, 초우·재우·삼우 3회로 구성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https://encykorea.aks.ac.kr

  4. [4]

    사망신고 법정 기한은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출처: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84조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

  5. [5]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고인의 금융거래·토지·자동차·세금 내역 일괄 조회 가능

    출처: 정부24, https://www.gov.kr

  6. [6]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장사 방법·시설을 규정하며 제례 형식은 강제하지 않음

    출처: 보건복지부 장사제도 안내, https://www.moh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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