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국민연금 고갈이 9년 늦춰졌다는 말, 무슨 뜻일까요?

11분 읽기

국민연금 ’고갈’은 연금이 끊긴다는 뜻일까요?

아닙니다. 고갈은 쌓아 둔 적립금(국민연금 기금)이 바닥나는 시점을 뜻합니다. 연금 지급이 멈추는 날이 아닙니다. 2025년 개정된 국민연금법에는 국가의 지급 보장 책임이 명시됐습니다.

’고갈’이라는 말, 처음 들으면 덜컥 겁이 나지요. 부모님 연금은 괜찮을지. 자녀가 낸 보험료는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의 상당 부분은 용어 오해에서 시작됩니다.

기금이 소진되면 지급 방식이 바뀝니다. 그해 걷은 보험료로 그해 연금을 주는 구조입니다. 이를 부과방식(그해 걷어 그해 지급)이라고 부릅니다. 독일 공적연금도 이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내 가입 기간과 예상 연금액은 국민연금공단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조회

그렇다면 늦춰졌다는 시점은 정확히 언제일까요?

고갈 시점은 몇 년으로 늦춰졌나요?

2064년입니다. 보건복지부 추계 기준으로 기금 소진이 9년 늦춰졌습니다. 202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연금개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기금 수익률을 1%p 높이면 2071년까지 늦춰진다는 추계도 함께 나왔습니다.

구분개혁 전 (제5차 재정추계)개혁 후 (보건복지부 추계)
보험료율9% 유지2033년까지 13%
소득대체율2028년 40%로 하락2026년부터 43%
기금 적자 전환2041년2048년
기금 소진2055년2064년

보험료율은 월 소득 중 연금 보험료로 내는 비율입니다. 소득대체율(은퇴 전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은 40년 가입 기준입니다. 올해 2026년 보험료율은 9.5%입니다. 해마다 0.5%p씩 오릅니다.

보건복지부는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 개혁으로 기금 소진 시점이 2055년에서 2064년으로 늦춰진다고 발표했습니다.

숫자는 분명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왜 고갈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기금은 왜 줄어들 수밖에 없을까요?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늘기 때문입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낸 돈보다 많이 받도록 설계된 출발점이 겹쳤습니다. 세 가지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보험료를 낼 사람이 줄어듭니다

통계청 자료에서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입니다. 2023년 0.72명보다 조금 올랐습니다. 하지만 인구 유지 수준인 2.1명의 3분의 1 남짓입니다. 20-30년 뒤 보험료를 낼 세대가 그만큼 얇아진다는 뜻입니다.

연금을 받는 기간은 길어집니다

2024년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었습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입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것입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는 2072년 이 비중을 47.7%로 내다봅니다. 2023년 생명표의 기대수명도 83.5세입니다.

처음부터 ‘덜 내고 더 받는’ 설계였습니다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보험료율은 3%였습니다. 소득대체율은 40년 가입 기준 70%였습니다. 제도를 빨리 정착시키려는 선택이었지요. 이후 1998년과 2007년 개혁으로 받는 몫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내는 돈과 받는 돈의 간격은 남아 있습니다.

그럼 9년을 벌었으니 이제 안심해도 될까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9년 연장’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소진 시점이 늦춰졌을 뿐,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금이 바닥난 뒤 부과방식으로 넘어가면 그해 보험료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제도의 틀을 바꾸는 구조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개혁은 숫자를 조정한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입니다. 인구와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액을 자동 조절하는 자동조정장치는 이번에 빠졌습니다. 기초연금·퇴직연금과의 관계 정리도 숙제로 남았습니다. 기초연금 국민연금 연계 감액

기금 운용 성과도 변수입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2024년 수익률은 15.00%였습니다. 적립금은 1,213조원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는 -8.22%를 기록했습니다. 한두 해 성과만으로 고갈 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국민연금법은 정부가 적어도 5년마다 재정 수지를 계산해 장기 재정 전망을 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5차 재정추계는 2023년에 나왔습니다. 다음 제6차 재정추계는 2028년 예정입니다. 그때 고갈 시점이 다시 계산됩니다.

뉴스 속 연금 용어, 뜻을 알면 덜 불안합니다

연금 뉴스는 여섯 단어만 알면 읽힙니다. 적립금, 재정추계,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수지 적자, 부과방식입니다. 같은 ’고갈’이라도 함께 쓰인 단어를 보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적자 전환’과 ’기금 소진’은 다른 말입니다. 적자가 시작돼도 쌓아 둔 기금으로 한동안 지급합니다. 개혁 후 추계에서 둘 사이 간격은 16년입니다.

지금 우리 가족이 확인할 것은 무엇일까요?

막연한 불안 대신 내 기록부터 보세요. 국민연금공단 ‘내 곁에 국민연금’ 앱에서 가입 기간과 예상 연금액을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받고 계신 연금은 법으로 지급이 보장됩니다. 세대별로 확인할 지점은 다릅니다.

크레딧 제도는 신청 시점과 인정 방식이 따로 있습니다. 국민연금 출산 크레딧

이 글은 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통계청·행정안전부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

자주 묻는 질문

Q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못 받나요?

아닙니다. 고갈은 쌓아 둔 기금이 바닥나는 것이지 지급 중단이 아닙니다. 2025년 개정 국민연금법에 국가의 지급 보장 책임이 명시됐습니다. 기금 소진 후에는 그해 걷은 보험료로 지급하는 부과방식으로 바뀝니다.

Q

고갈 시점이 발표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출산율, 기금 수익률, 임금 상승률 같은 가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 기본 추계는 2064년 소진입니다. 기금 수익률을 1%p 높이면 2071년까지 늦춰진다는 추계도 함께 나왔습니다.

Q

보험료는 언제까지 얼마나 오르나요?

2026년 9.5%에서 시작해 해마다 0.5%p씩 오릅니다. 2033년 13%에 도달하면 인상이 멈춥니다. 직장가입자는 이 중 절반을 회사가 부담합니다.

Q

이미 받고 계신 부모님 연금도 줄어드나요?

2025년 개혁으로 기존 수급자의 연금액이 깎이지는 않습니다. 소득대체율 43%는 2026년 이후 가입 기간에 적용됩니다. 연금액은 매년 1월 전년도 물가상승률만큼 조정됩니다.

Q

1990년대생은 나중에 연금을 받을 수 있나요?

기금이 소진된 뒤에도 국가 지급 보장에 따라 연금은 지급됩니다. 다만 그 시기의 보험료 부담과 연금 수준은 이후 재정추계와 구조개혁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2028년 예정된 제6차 재정추계가 다음 확인 시점입니다.

출처 및 인용

  1. [1]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 개혁으로 기금 소진 시점 2055년에서 2064년으로 연장, 수익률 1%p 제고 시 2071년

    출처: 보건복지부 연금개혁 발표 자료, https://www.mohw.go.kr

  2. [2]

    제5차 재정추계 기준 기금 적자 전환 2041년, 소진 2055년

    출처: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제5차 재정계산 결과, https://www.mohw.go.kr

  3. [3]

    2024년 합계출산율 0.75명, 2023년 0.72명

    출처: 통계청 출생통계, https://kostat.go.kr

  4. [4]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72년 47.7% 전망, 2023년 기대수명 83.5세

    출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생명표, https://kostat.go.kr

  5. [5]

    2024년 12월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 돌파, 초고령사회 진입

    출처: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https://www.mois.go.kr

  6. [6]

    2024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 15.00%, 적립금 1,213조원

    출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https://fund.nps.or.kr

  7. [7]

    국가의 연금 지급 보장 책임 및 5년 주기 재정계산 규정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민연금법, https://www.law.go.kr

← 돈·재정 목록으로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