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 치료 방향은 어떻게 다를까요?
같은 치매인데, 약이 다릅니다.
부모님 진단서에 ’혈관성’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걱정이 커지시죠. 알츠하이머와 무엇이 다른지 막막하셨을 겁니다. 지금 드시는 약이 맞는지도 궁금하실 거예요.
두 병은 원인부터 갈라집니다. 그래서 진단 단서도, 치료의 축도 다릅니다.
두 치매, 왜 치료법부터 갈라질까요?
원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이 쌓여 뇌세포가 서서히 줄어듭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뇌출혈 같은 혈관 손상이 원인입니다. 한쪽은 단백질을, 다른 쪽은 혈관을 겨냥합니다.
비중 차이도 큽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치매 환자는 5,700만 명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치매 형태이며, 전체 사례의 60-70%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힙니다.
그런데 진단명이 하나만 적혀 있어도 안심하긴 이릅니다. 두 병이 함께 있는 ’혼합형 치매’도 드물지 않습니다. 유형별 기본 정보는 중앙치매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치매 종류와 원인
| 구분 | 알츠하이머 치매 | 혈관성 치매 |
|---|---|---|
| 주된 원인 |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축적 | 뇌경색·뇌출혈, 작은 혈관 손상 |
| 먼저 보이는 변화 | 최근 일을 잊음 | 판단력·속도 저하, 걸음 변화 |
| 진행 모양 | 서서히, 꾸준히 | 계단식 악화가 흔함 |
| 치료 초점 | 증상 조절약, 초기 항아밀로이드제 | 혈관 위험인자 관리, 재발 예방 |
표만 봐도 차이가 보입니다. 그런데 가족이 가장 먼저 알아챌 단서는 따로 있습니다.
진행 양상 차이, 왜 ’언덕’과 ’계단’에 비유할까요?
알츠하이머는 완만한 내리막, 혈관성은 계단식 하강이 전형입니다. 알츠하이머는 수년에 걸쳐 기억력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혈관성은 뇌졸중이 올 때마다 증상이 뚝 떨어집니다. 그 뒤 한동안 비슷하게 유지되기도 합니다.
가족의 말에서 단서가 드러납니다. “쓰러지신 뒤로 갑자기 달라지셨다”는 혈관성 쪽 신호입니다. “언제부턴지 같은 질문을 반복하신다”는 알츠하이머에서 흔한 모습이죠.
문제는 예외입니다. 가는 혈관이 서서히 막히는 ’소혈관 질환(뇌 속 미세혈관 손상)’은 계단 없이 천천히 나빠집니다. 겉모습만으로 두 병을 가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진료 전에 적어 두면 좋은 3가지
- 증상이 처음 보인 시점 (연·월)
- 갑자기 나빠진 날과 그 직전 상황 (어지럼, 한쪽 마비 등)
- 걸음걸이·소변 실수 같은 기억 외 변화
이 메모는 진료실에서 영상 결과를 해석할 때 힘을 발휘합니다. 그렇다면 그 영상에서 의사는 무엇을 볼까요?
MRI 진단 기준, 의사는 화면에서 무엇을 찾나요?
알츠하이머는 줄어든 해마를, 혈관성은 하얀 얼룩과 작은 경색을 찾습니다. 해마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입니다. 혈관성은 백질 고신호 병변(혈관 손상 흔적)과 열공 경색(작은 뇌경색)이 핵심 단서입니다.
판독에는 점수 척도가 쓰입니다.
| 척도 | 보는 곳 | 점수 범위 | 주로 보는 질환 |
|---|---|---|---|
| MTA 척도 | 내측 측두엽·해마 위축 | 0-4점 | 알츠하이머 |
| Fazekas 척도 | 백질 고신호 병변 | 0-3점 | 혈관성 |
| 아밀로이드 PET | 아밀로이드 축적 여부 | 양성·음성 | 알츠하이머 |
혈관성 치매 진단에는 1993년 발표된 NINDS-AIREN 기준이 오래 쓰였습니다. 세 가지가 맞아야 합니다. 치매가 있을 것, 영상에 혈관 병변이 있을 것, 둘 사이 시간 연관이 있을 것.
알츠하이머는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알츠하이머협회(NIA-AA) 기준이 널리 쓰입니다. 2018년 연구 틀부터는 아밀로이드·타우 같은 생체표지자(몸속 객관적 지표)를 중시합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MRI에 백질 변화가 조금 보인다고 혈관성으로 확정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백질 변화는 흔히 나타나니까요. 그래서 신경심리검사와 혈액검사 자료를 함께 봅니다. 치매 정밀검사 MRI 신경심리검사
진단명이 정해지면 다음 질문은 하나입니다. 어떤 약을 쓰느냐.
약물 치료 차이, 같은 약도 기대치가 다른 이유는?
알츠하이머는 증상 조절약과 초기 항아밀로이드 주사가, 혈관성은 혈관 질환 약이 축입니다. 도네페질·리바스티그민·갈란타민(콜린분해효소 억제제)과 메만틴은 알츠하이머 증상 완화에 쓰입니다. 다만 병의 진행 자체를 멈추지는 못합니다.
알츠하이머: 레카네맙이 바꾼 것
레카네맙은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를 걷어내는 항체 주사제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 5월 국내 허가를 내줬습니다. 대상은 아밀로이드가 확인된 경도인지장애·경도 치매 환자입니다.
근거는 2023년 발표된 3상 임상(CLARITY AD)입니다. PubMed 논문 분석에서 18개월간 위약 대비 인지 저하 속도를 27% 늦췄습니다. 대신 뇌부종 형태의 부작용(ARIA-E)이 12.6%에서 보고됐습니다. 투약 중 정기 MRI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혈관성 치매: 원인을 되돌리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혈관성은 새 뇌졸중을 막는 약이 중심입니다. 혈압약, 항혈소판제, 고지혈증약, 당뇨약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증상에 따라 콜린분해효소 억제제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 비교 | 알츠하이머 | 혈관성 |
|---|---|---|
| 1차 목표 | 인지 증상 완화, 초기엔 진행 지연 | 새 뇌졸중 예방 |
| 대표 약 | 도네페질, 메만틴, 레카네맙 | 혈압약, 항혈소판제, 스타틴 |
| 확인 검사 | 아밀로이드 PET·뇌척수액 |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
| 주의할 점 | 레카네맙 투약 중 ARIA 감시 | 출혈 위험 약물 상호작용 |
혼합형이라면 두 접근을 함께 검토합니다. 단, 뇌 미세출혈이 많으면 레카네맙 투약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약 선택은 신경과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혈관성 쪽 약 설명이 짧다고 느끼셨나요? 사실 그쪽의 진짜 치료는 진료실 밖에서 이뤄집니다.
위험인자 관리, 왜 혈관성 치매에선 치료 그 자체일까요?
혈관이 더 다치지 않게 막는 일이 곧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흡연 관리는 새 뇌경색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도 이 관리는 그대로 유효합니다.
2024년 랜싯(The Lancet) 치매 위원회는 고혈압, 높은 LDL 콜레스테롤, 청력 저하 등 14개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를 없애면 치매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혈압 연구도 있습니다. 2019년 발표된 SPRINT MIND 연구에서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춘 그룹은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19% 낮았습니다. 다만 목표 혈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주치의와 정하셔야 합니다.
가족이 챙길 항목은 이렇습니다.
| 항목 | 확인 주기 | 가족이 할 일 |
|---|---|---|
| 혈압 | 매일 아침·저녁 | 가정혈압 수첩 기록 |
| 혈당 | 처방 일정대로 | 당화혈색소 결과 보관 |
| 청력·시력 | 연 1회 | 보청기·안경 점검 |
| 흡연 | 상시 | 보건소 금연클리닉 연결 |
고혈압·당뇨 관리 기준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정리돼 있습니다.
관리가 잘 되는지는 결국 중증도로 확인합니다. 그런데 이 점수가 두 종류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중증도 판정 기준, 병원 점수와 요양 등급은 무엇이 다른가요?
병원은 CDR·GDS로 병의 단계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장기요양 등급으로 돌봄 필요도를 봅니다. 두 체계는 목적이 다릅니다. 같은 CDR 2점이어도 요양 등급은 신체 기능에 따라 달라집니다.
병원에서 쓰는 척도
- CDR(임상치매평가척도): 0.5 매우 경도, 1 경도, 2 중등도, 3 중증
- GDS(전반적 퇴화 척도): 1-7단계
- K-MMSE(간이 인지검사): 30점 만점, 나이·학력에 따라 해석이 다름
장기요양 등급 (돌봄 지원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등급 | 장기요양인정점수 | 비고 |
|---|---|---|
| 1등급 | 95점 이상 | 전적인 도움 필요 |
| 2등급 | 75점 이상 95점 미만 | 상당 부분 도움 필요 |
| 3등급 | 60점 이상 75점 미만 | 부분적 도움 필요 |
| 4등급 | 51점 이상 60점 미만 | 일정 부분 도움 필요 |
| 5등급 | 45점 이상 51점 미만 | 치매 환자 |
| 인지지원등급 | 45점 미만 | 치매 환자 |
판정 방식은 두 치매가 같습니다. 다만 혈관성은 마비·보행 장애가 함께 오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만큼 신체 영역 점수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진료비 부담도 짚어 보세요. 보건복지부는 2017년 10월 중증치매 산정특례를 도입했습니다. 대상이 되면 본인부담률이 10%로 낮아집니다. 장기요양 등급 판정 절차
지금 가족이 밟을 순서는 어떻게 될까요?
선별검사, 정밀진단, 유형별 관리 순서입니다. 만 60세 이상이면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상 소견이 나오면 협력 병원 감별검사로 이어집니다. 소득 기준에 따라 검사비 지원도 있습니다.
- 치매안심센터 인지선별검사(CIST)
-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정밀진단 (MRI·신경심리검사)
- 유형 확인 후 약물·위험인자 관리 계획 세우기
- 돌봄이 필요해지면 장기요양 등급 판정 받기
진단명이 알츠하이머라면 초기 여부를 먼저 물어보세요. 레카네맙 같은 선택지는 시기가 지나면 대상에서 빠집니다. 혈관성이라면 약 봉투보다 혈압 수첩이 먼저입니다. 혼합형이라면 두 길을 함께 걸으면 됩니다.
이 글은 세계보건기구,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식 자료와 공개 학술 연구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진단과 처방은 담당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를 동시에 앓을 수도 있나요?
네, 두 병리가 함께 있는 경우를 혼합형 치매라고 합니다. MRI에서 해마 위축과 혈관 병변이 함께 보이면 의심합니다. 이 경우 알츠하이머 증상 조절약과 혈관 위험인자 관리를 함께 검토합니다.
Q혈관성 치매는 기억력부터 떨어지나요?
초기에는 기억력보다 판단력 저하, 생각 속도 저하, 걸음 변화가 먼저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졸중 뒤 갑자기 달라졌다면 혈관성 가능성을 진료 때 함께 말씀하세요.
Q레카네맙은 치매 환자 누구나 맞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대상은 아밀로이드가 확인된 경도인지장애·경도 치매 환자입니다. 뇌 미세출혈이 많으면 제한될 수 있고, 투약 중 정기 MRI 검사가 필요합니다. 비용과 적용 여부는 투약 의료기관에 확인하세요.
Q혈관성 치매도 악화를 늦출 수 있나요?
원인을 되돌리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와 금연은 새 뇌경색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목표 수치는 주치의와 정하세요.
Q병원의 CDR 점수와 장기요양 등급은 연결되나요?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CDR은 병의 단계를, 장기요양 등급은 일상 돌봄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봅니다. 같은 CDR 점수라도 신체 기능에 따라 등급이 달라집니다.
Q치매가 의심되면 어느 과로 가야 하나요?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밀진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 60세 이상이라면 먼저 치매안심센터 무료 선별검사로 시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출처 및 인용
- [1]
2021년 전 세계 치매 환자 5,700만 명,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사례의 60-70%에 기여
출처: 세계보건기구 Dementia Fact Sheet,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mentia
- [2]
레카네맙 3상 임상(CLARITY AD)에서 18개월간 인지 저하 27% 지연, ARIA-E 12.6% 발생
출처: van Dyck CH et al., N Engl J Med 2023, https://pubmed.ncbi.nlm.nih.gov/?term=lecanemab+early+alzheimer+van+dyck+2023
- [3]
레카네맙 2024년 5월 국내 허가, 아밀로이드 확인된 경도인지장애·경도 치매 대상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https://www.mfds.go.kr
- [4]
14개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가 치매의 약 45%와 관련
출처: Livingston G et al., Lancet Commission 2024, https://pubmed.ncbi.nlm.nih.gov/?term=dementia+prevention+intervention+care+2024+Lancet+Commission
- [5]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집중 조절 시 경도인지장애 위험 19% 감소
출처: SPRINT MIND Investigators, JAMA 2019, https://pubmed.ncbi.nlm.nih.gov/?term=SPRINT+MIND+mild+cognitive+impairment+2019
- [6]
장기요양 등급별 인정점수 기준(1-5등급, 인지지원등급)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https://www.longtermcare.or.kr
- [7]
2017년 10월 중증치매 산정특례 도입, 본인부담률 10%
출처: 보건복지부, https://www.moh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