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초로기 치매, 왜 65세 전에 찾아올까요?

13분 읽기

초로기 치매, 정확히 무엇을 말하나요?

초로기 치매는 6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된 치매를 말합니다. 특정 병의 이름이 아닙니다. 발병 나이로 묶은 분류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런 젊은 연령 치매가 전체 치매의 최대 9%라고 밝힙니다.

50대 가족이 같은 질문을 자꾸 되풀이합니다. 처음엔 “요즘 많이 피곤한가 보다” 하고 넘기시죠. 나이가 젊으니 치매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는 젊은 연령 치매가 전체 치매 사례의 최대 9%를 차지한다”고 설명합니다.

드문 일도 아닙니다. 2021년 JAMA Neurology에 실린 국제 분석 자료가 있습니다. 30-64세 인구 10만 명당 119명꼴로 젊은 연령 치매가 있다는 추정입니다. 국내에서도 중앙치매센터가 65세 미만 발병 치매를 따로 구분해 통계를 냅니다. 치매 건망증 차이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 이른 나이에 뇌를 바꿀까요? 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무엇일까요?

젊은 나이에도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병입니다. 다만 노년기 치매와 구성이 다릅니다. 전측두엽 치매(이마·옆머리 쪽 뇌가 줄어드는 병)의 비중이 크게 올라갑니다. 혈관성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도 원인이 됩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에서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60-70%를 차지합니다. 65세 전 발병에서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전측두엽 치매가 흔하게 보고됩니다. 질환마다 처음 드러나는 모습이 다릅니다.

원인 질환뇌에서 일어나는 일초기에 눈에 띄는 변화
알츠하이머병아밀로이드 베타·타우 단백질 축적최근 일 기억 저하, 말·공간 감각 문제
전측두엽 치매전두엽·측두엽 신경세포 소실성격 변화, 충동 행동, 말이 서툴러짐
혈관성 치매뇌졸중, 작은 뇌혈관 손상판단력·속도 저하, 계단식 악화
루이소체 치매비정상 단백질 덩어리(루이소체)환시, 증상 기복, 몸 굳음
알코올 관련 뇌손상장기 과음, 비타민 B1 결핍기억 공백, 걸음 불안정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의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보다 언어나 시공간 감각이 먼저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진단이 늦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젊은 나이”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유전이 걱정되시죠?

부모님이 앓으셨다면 저도 걸리나요?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가족성 조기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알츠하이머병의 1% 미만입니다. 대부분은 여러 위험요인이 겹쳐서 생깁니다. 가족력이 곧 발병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조기 발병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이 알츠하이머병 환자 전체의 1% 미만이라고 밝힙니다.

결정 유전자: APP·PSEN1·PSEN2

세 유전자 중 하나에 변이가 있는 경우입니다. 이 변이는 상염색체 우성(부모 한쪽만 있어도 전해지는 방식)으로 유전됩니다. 자녀 한 명이 물려받을 확률은 50%입니다. 증상은 대개 30대부터 60대 중반 사이에 나타납니다.

위험 유전자: APOE ε4

이 유전자는 위험을 높일 뿐, 발병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NIA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의 약 25%가 1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2개를 가진 사람은 2-3%입니다. 가지고 있어도 치매가 생기지 않는 분이 많습니다.

다운증후군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3개입니다. 이 염색체에 아밀로이드 관련 유전자(APP)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른 나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습니다.

부모·형제 여러 명이 60세 전에 발병했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신경과 진료 때 가족력을 자세히 알려 주세요. 문제는 유전보다 훨씬 흔한 원인이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술과 생활습관, 정말 그렇게 큰 몫일까요?

네, 생활 속 위험요인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2018년 발표된 프랑스 병원 자료 분석이 대표적입니다. 65세 전 발병 치매의 57%가 알코올과 관련돼 있었습니다. 혈관 건강, 우울, 청력 저하도 위험을 높입니다.

이 분석은 2008-2013년 프랑스 입원 기록을 살폈습니다. 결과는 PubMed 수록 논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기 과음은 뇌세포를 직접 손상시킵니다. 비타민 B1 결핍도 함께 일으킵니다.

2023년 12월 JAMA Neurology에 실린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는 65세 미만 약 35만 명을 추적했습니다. 연구진은 젊은 연령 치매와 관련된 위험요인 15가지를 확인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가 꼽은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4년 7월 랜싯(The Lancet) 치매위원회 보고서도 같은 흐름입니다. 외상성 뇌손상을 포함한 14가지 요인을 꼽았습니다. 이 요인을 다루면 치매의 약 45%를 늦추거나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남아 있습니다. 치매처럼 보이지만 치매가 아닌 경우입니다.

치매처럼 보여도 다른 원인일 수 있나요?

네, 치료로 좋아질 수 있는 원인이 숨어 있기도 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비타민 B12 결핍, 우울증이 대표적입니다. 정상압 수두증(뇌 안에 물이 고이는 병)과 약물 부작용도 있습니다. 그래서 감별 검사가 먼저입니다.

갑상선·비타민 문제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생각이 느려집니다. 비타민 B12가 부족해도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둘 다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

중년기 우울증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겉으로는 치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울증 자체가 치매 위험요인이기도 합니다. 진료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상압 수두증과 약물

걸음이 불안정해지고 소변 실수가 함께 오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수면제·항불안제 같은 약이 인지 기능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자세한 질환 정보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원인을 안다고 끝은 아닙니다. 젊은 환자는 알아차리는 시점부터 늦어지기 쉽습니다.

젊은 나이라서 더 늦게 알아차리는 이유는?

초기 증상이 스트레스나 갱년기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40-50대는 일과 가정 모두 바쁜 시기입니다. 업무 실수나 성격 변화를 과로 탓으로 돌리게 됩니다. 기억력보다 다른 증상이 먼저 오기도 합니다.

아래 변화가 몇 달 이상 이어지는지 살펴보세요.

체크리스트는 진단 도구가 아닙니다. 해당 항목이 여럿이라면 신경과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 이후 전국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상담 창구는 보건복지부 안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치매안심센터 이용 방법

원인을 아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일찍 알아챌수록 가족이 준비할 시간도 길어집니다.


이 글은 세계보건기구,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중앙치매센터, 질병관리청의 공개 자료와 PubMed 수록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인의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초로기 치매와 젊은 치매(영 치매)는 같은 말인가요?

네, 같은 대상을 가리킵니다. 둘 다 6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된 치매를 뜻합니다. 의학 자료에서는 '조기 발병 치매' 또는 '젊은 연령 치매'로도 씁니다.

Q

몇 살부터 초로기 치매가 생길 수 있나요?

대부분 40-60대 초반에 나타납니다. APP·PSEN1·PSEN2 유전자 변이가 있는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30대에 시작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유전형은 알츠하이머병 전체의 1% 미만입니다.

Q

스트레스나 과로만으로도 치매가 생기나요?

스트레스가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다만 과로와 수면 부족은 일시적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립니다. 우울증은 치매 위험요인으로 꼽히므로 증상이 오래가면 진료를 받아 보세요.

Q

부모님이 초로기 치매라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가족 중 여러 명이 60세 전에 발병했다면 신경과 전문의와 유전 상담을 상의해 볼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는 본인과 가족에게 큰 영향을 주므로 충분히 설명을 듣고 결정합니다. 가족력이 한 명뿐이라면 유전형일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Q

초로기 치매가 의심되면 어느 진료과로 가야 하나요?

먼저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이나 행동 변화가 두드러지면 정신건강의학과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지역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인용

  1. [1]

    6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는 젊은 연령 치매는 전체 치매의 최대 9%,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60-70%

    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Dementia Fact Sheet,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mentia

  2. [2]

    조기 발병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알츠하이머병의 1% 미만이며 APP·PSEN1·PSEN2 변이로 발생, APOE ε4는 약 25%가 1개, 2-3%가 2개 보유

    출처: National Institute on Aging, Alzheimer's Disease Genetics Fact Sheet, https://www.nia.nih.gov/health/alzheimers-causes-and-risk-factors/alzheimers-disease-genetics-fact-sheet

  3. [3]

    30-64세 인구 10만 명당 119명꼴로 젊은 연령 치매가 있는 것으로 추정

    출처: Hendriks S et al., Global Prevalence of Young-Onset Dementia, JAMA Neurology 2021, https://pubmed.ncbi.nlm.nih.gov/?term=Hendriks+global+prevalence+young-onset+dementia

  4. [4]

    2008-2013년 프랑스 병원 자료에서 65세 전 발병 치매의 57%가 알코올 관련

    출처: Schwarzinger M et al., Lancet Public Health 2018, https://pubmed.ncbi.nlm.nih.gov/?term=Schwarzinger+alcohol+use+disorders+early-onset+dementia

  5. [5]

    영국 바이오뱅크 65세 미만 약 35만 명 분석에서 젊은 연령 치매 관련 위험요인 15가지 확인

    출처: Hendriks S et al., Risk Factors for Young-Onset Dementia in the UK Biobank, JAMA Neurology 2024, https://pubmed.ncbi.nlm.nih.gov/?term=Hendriks+risk+factors+young-onset+dementia+UK+Biobank

  6. [6]

    14가지 조절 가능한 위험요인을 다루면 치매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는 추정

    출처: Livingston G et al.,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2024 report of the Lancet standing Commission, https://pubmed.ncbi.nlm.nih.gov/?term=Livingston+2024+Lancet+Commission+dementia+prevention

  7. [7]

    국내 65세 미만 발병 치매(초로기 치매) 구분 통계 및 치매 정보

    출처: 중앙치매센터, https://www.nid.or.kr

  8. [8]

    치매 감별이 필요한 갑상선기능저하증·비타민 B12 결핍 등 질환 정보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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