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난청, 왜 고음부터 사라질까요?
소리는 들리는데 말은 왜 뭉개질까요?
노인성 난청은 소리 크기보다 말 분별력이 먼저 떨어집니다. 달팽이관(귀 안쪽에서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기관)에서 높은 음을 맡은 유모세포가 먼저 닳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는 들려도 단어가 흐릿합니다.
“TV 소리 좀 줄여라”는 말을 자주 들으시나요. 정작 본인은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이 어긋남이 첫 신호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청력 보고 자료를 보면 60세 이상 인구의 25% 이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난청을 겪습니다. 네 분 중 한 분입니다. 2050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25억 명이 어느 정도의 난청을 갖게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드문 일이 아닙니다. 청력검사 종류
먼저 사라지는 소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 2,000-4,000Hz 고주파부터 빠집니다
- ㅅ, ㅊ, ㅋ, ㅌ, ㅍ, ㅎ 같은 자음이 먼저 지워집니다
- 여성과 손주의 목소리가 유독 안 들립니다
- 전자레인지 알림음, 새소리를 놓칩니다
“칠십”과 “칩입”이 비슷하게 들립니다. 귀가 아니라 머리가 나빠진 것 같다고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오해입니다. 자음이 물리적으로 도착하지 않은 것뿐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왜 하필 높은 음부터일까요.
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노화로 유모세포가 줄어드는 것이 축입니다. 여기에 평생 쌓인 소음, 혈관 질환, 이독성 약물, 유전 요인이 겹칩니다. 같은 나이에도 청력 차이가 큰 이유입니다.
달팽이관의 감각세포는 한 번 죽으면 다시 생기지 않습니다. 피부나 간과 다릅니다. 그래서 원인을 아는 일이 곧 속도를 늦추는 일이 됩니다.
| 원인 | 청력을 깎는 방식 | 되돌릴 수 있나 |
|---|---|---|
| 유모세포 노화 | 감각세포가 재생되지 않고 소실 | 불가, 진행 지연만 |
| 누적 소음 | 85dB 이상 반복 노출이 세포 파괴 | 예방 가능 |
| 당뇨·고혈압 | 달팽이관 미세혈관 혈류 감소 | 관리로 속도 조절 |
| 이독성 약물 | 유모세포와 청신경 직접 손상 | 조기 중단 시 일부 회복 |
| 유전 요인 | 노화 속도 자체가 다름 | 불가 |
| 흡연 | 산소 공급 저하로 손상 가속 | 금연으로 완화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자료는 노인성 난청을 양쪽 귀에 천천히, 대칭으로 오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설명합니다. 한쪽만 갑자기 나빠졌다면 다른 병입니다. 이 구분이 뒤에서 중요해집니다.
같은 일흔인데 왜 누구는 잘 들릴까요?
가장 큰 변수는 평생 누적된 소음량입니다. 공장, 사격, 농기계, 이어폰이 수십 년간 쌓입니다. 소음성 난청은 노인성 난청 위에 그대로 얹힙니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소음 수준이 85데시벨 이상인 작업장에 청력보존프로그램을 두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85dB은 지하철 안 소음 정도입니다. 대단한 굉음이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 기준 주당 40시간, 80dB을 안전 노출 한계로 제시합니다. 이어폰으로 하루 두 시간씩 크게 듣는 습관도 통계에 잡히는 위험입니다.
혈관이 나쁘면 귀도 나빠집니다
달팽이관은 몸에서 혈류에 가장 예민한 기관 중 하나입니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분석한 2008년 연구는 당뇨가 있는 성인의 난청 유병률이 당뇨가 없는 성인의 약 2배라고 보고했습니다. 혈당 관리가 청력 관리이기도 한 셈입니다. 고혈압과 흡연도 같은 경로로 작동합니다.
약이 원인일 때도 있습니다
이독성(귀에 독성이 있는 성질) 약물은 유모세포를 직접 상하게 합니다. 대표적인 계열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
- 시스플라틴 등 일부 항암제
- 고용량 루프이뇨제
- 다량으로 장기 복용한 살리실산제제
약을 임의로 끊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복용 중 이명이나 먹먹함이 생기면 처방한 의사에게 그 사실을 알리시면 됩니다. 노인 약물 부작용
지금 내 귀는 어느 단계일까요?
자가 확인은 진단이 아닙니다. 다만 방향은 잡아 줍니다.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이면 순음청력검사를 한 번 받아 보실 때입니다.
- ☑ 조용한 곳은 괜찮은데 식당에서만 못 알아듣는다
- ☑ 되묻는 횟수가 예전보다 늘었다
- ☑ 전화 통화가 대면 대화보다 유독 힘들다
- ☑ TV 볼륨을 가족보다 크게 맞춘다
- ☑ 귀에서 “삐” 소리나 매미 소리가 난다
- ☑ 여러 사람이 말하면 누가 말하는지 놓친다
식당에서만 안 들리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배경 소음 속에서 목표 소리를 골라내는 능력이 초기에 먼저 떨어집니다. 검사 결과지에서는 이 지점이 어음명료도 수치로 나옵니다.
이런 경우라면 미루지 마세요
한쪽 귀가 며칠 사이 갑자기 나빠졌다면 노인성 난청이 아닙니다. 돌발성 난청일 수 있습니다. 발병 후 2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했는지가 회복을 가릅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순서를 앞당기시는 편이 좋습니다.
- 한쪽 귀만 급격히 안 들림
- 어지럼증이나 구토가 함께 옴
- 귀에서 진물이나 통증이 있음
- 머리를 부딪친 뒤 청력이 변함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돌발성 난청을 응급 질환으로 다룹니다. “조금 더 지켜보자”가 가장 손해인 경우입니다. 반대로 양쪽이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나빠진 경우라면, 서두르되 놀라실 일은 아닙니다.
난청을 그냥 두면 왜 치매 이야기가 나올까요?
소리 자극이 줄면 뇌가 언어 처리에 쓰던 회로를 덜 쓰게 됩니다. 대화가 줄고 고립이 따라옵니다. 국제 연구진의 치매 예방 보고서는 중년기 난청의 인구기여위험도를 7%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교정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목록에서 난청은 기여도가 가장 큰 축에 속합니다. 바꿀 수 있는 요인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겁을 드리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순서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청력이 떨어진다고 곧바로 치매가 오지 않습니다. 다만 대화가 줄어드는 구간을 오래 방치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청각장애로 등록된 분에게 보청기 구입 비용을 지원합니다. 기준액은 최대 131만원이며 지원 주기는 5년에 1회입니다. 등록 기준과 절차는 보건복지부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보청기 건강보험 지원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원인은 여섯 가지였지만, 지금 손댈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소음 노출을 줄이는 일, 혈당과 혈압을 챙기는 일. 나머지는 검사 결과를 보고 정하면 됩니다.
부모님이 되묻는 횟수가 늘었다면, 그 자체가 자료입니다. 다음 병원 방문 때 청력검사 한 줄만 더 얹으시면 됩니다. 검사는 대개 10분 안에 끝납니다.
이 글은 정부 1차 출처(세계보건기구,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용노동부)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증상의 진단과 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노인성 난청은 몇 살부터 시작되나요?
고주파 영역의 변화는 50대부터 검사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본인이 불편을 느끼는 시점은 보통 60대 중반 이후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 기준 60세 이상의 25% 이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수준의 난청을 갖고 있습니다.
Q한번 나빠진 청력은 되돌릴 수 없나요?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는 재생되지 않아 노화로 잃은 청력 자체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음 차단, 혈당·혈압 관리, 이독성 약물 점검으로 진행 속도는 늦출 수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처럼 급성으로 온 경우는 조기 치료로 회복 가능성이 있습니다.
Q이명이 들리면 난청이 있다는 뜻인가요?
이명은 노인성 난청과 자주 함께 나타납니다. 청력이 떨어진 주파수 대역을 뇌가 스스로 채우면서 생기는 소리로 설명됩니다. 이명이 새로 생겼다면 청력검사를 함께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Q청력검사는 어디서 받고 비용은 얼마인가요?
이비인후과에서 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를 받습니다. 검사 자체는 10분 내외로 끝납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본인부담금은 검사 항목과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안내를 확인하시면 정확합니다.
출처 및 인용
- [1]
60세 이상 인구의 25% 이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수준의 난청을 겪는다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Deafness and hearing loss fact sheet,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afness-and-hearing-loss
- [2]
2050년까지 전 세계 약 25억 명이 어느 정도의 난청을 갖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출처: 세계보건기구 World Report on Hearing,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orld-report-on-hearing
- [3]
소음 수준 85데시벨 이상 작업장은 청력보존프로그램 수립 대상이다
출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
- [4]
노인성 난청은 양측 대칭성으로 서서히 진행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
- [5]
당뇨가 있는 성인의 난청 유병률이 당뇨가 없는 성인의 약 2배로 보고됐다
출처: Bainbridge 등, Diabetes and hearing impairment in the United States (NHANES 분석, 2008), https://pubmed.ncbi.nlm.nih.gov/?term=diabetes+hearing+impairment+Bainbridge
- [6]
교정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중 중년기 난청의 인구기여위험도는 약 7%로 제시됐다
출처: Lancet Commission on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https://pubmed.ncbi.nlm.nih.gov/?term=Lancet+Commission+dementia+prevention+hearing+loss
- [7]
청각장애 등록자 보청기 급여 기준액은 최대 131만원, 지원 주기는 5년에 1회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보장구 급여 안내, https://www.nh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