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원인별 예방법, 근거가 확실한 것과 약한 것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부모님의 깜빡임이 잦아지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영양제를 살지, 두뇌 게임을 깔아 드릴지 고민이 길어지죠. 그런데 이 방법들은 근거의 무게가 서로 크게 다릅니다.
아래에서는 치매의 원인과 예방법을 짝지어 비교해 드립니다. 어떤 방법에 시간과 돈을 먼저 쓸지 판단하는 데 쓰시면 됩니다. 치매 초기 증상 건망증 차이
원인이 다르면 예방법도 달라질까요?
네, 달라집니다. 치매는 한 가지 병이 아니라 여러 뇌질환이 만든 증상 묶음입니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은 나이와 유전 영향이 큽니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혈압·혈당 관리로 위험을 낮출 여지가 큽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매 팩트시트에서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치매 형태이며 전체 사례의 60-70%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알츠하이머병: 나이 말고도 바꿀 몫이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뇌에 쌓이는 단백질 찌꺼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나이는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혈관 건강, 청력, 사회 활동처럼 바꿀 수 있는 요인도 발병 시점에 영향을 줍니다.
혈관성 치매: 혈관을 지키면 뇌도 지킵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생기는 치매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흡연이 주된 위험요인입니다. 그래서 예방 전략이 가장 뚜렷한 유형이기도 합니다.
치료로 좋아질 수 있는 원인도 있습니다
비타민 B12 결핍, 갑상샘기능저하증(갑상선 호르몬 부족), 우울증도 기억력 저하를 부릅니다. 이 경우는 원인을 치료하면 증상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중앙치매센터가 조기 검사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꿀 수 있는 몫은 얼마나 될까요?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큽니다.
바꿀 수 있는 위험요인은 얼마나 되나요?
2024년 랜싯 치매 위원회는 고칠 수 있는 위험요인 14가지를 꼽았습니다. 이를 모두 없앤다는 가정에서 치매의 약 45%를 막거나 늦출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가장 큰 몫은 청력 손실과 높은 LDL 콜레스테롤로 각각 7%입니다.
아래 표의 비율은 인구 기여 위험도(전체 치매 중 해당 요인이 차지하는 몫)입니다. 출처는 랜싯 치매 위원회 2024 보고서입니다.
| 위험요인 | 기여 몫 | 생활 속 관리 |
|---|---|---|
| 청력 손실 | 7% | 청력 검사, 필요 시 보청기 |
| 높은 LDL 콜레스테롤 | 7% | 혈액검사, 식단·약물 관리 |
| 낮은 교육 수준 | 5% | 평생 배우기, 읽고 쓰기 |
| 사회적 고립 | 5% | 정기적인 모임과 통화 |
| 우울증 | 3% | 진료와 상담 |
| 외상성 뇌손상 | 3% | 낙상·머리 부상 예방 |
| 대기오염 | 3% | 미세먼지 많은 날 외출 조절 |
| 신체활동 부족·당뇨병·흡연·고혈압·시력 손실 | 각 2% | 운동, 혈당·혈압 관리, 금연, 안과 검진 |
| 비만·과음 | 각 1% | 체중 관리, 절주 |
한 가지 오해는 짚고 가겠습니다. 45%는 인구 전체를 기준으로 한 이론적 계산입니다. 한 사람이 위험을 45% 줄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표만으로는 어떤 방법이 실제로 효과를 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실제 연구로 효과가 확인된 방법은 무엇인가요?
무작위 임상시험(참가자를 무작위로 나눠 비교한 연구)에서 확인된 대표 사례는 두 가지입니다. 혈압 집중 관리는 경도인지장애 위험을 19% 낮췄습니다. 운동·식단·두뇌 훈련·혈관 관리를 묶은 생활 개입은 인지 점수 향상 폭을 25% 키웠습니다.
혈압 관리: 2019년 SPRINT MIND 연구
미국에서 고혈압 환자 9,361명을 추적한 연구입니다. 수축기 혈압 목표를 120mmHg 미만으로 잡은 집단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일상생활은 가능하나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 위험이 19% 줄었습니다. 원문은 PubMed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 습관을 함께: 2015년 핀란드 FINGER 연구
60-77세 1,260명을 2년간 관찰했습니다. 운동, 식단, 인지훈련, 혈관 위험 관리를 한꺼번에 했습니다. 인지 점수 향상 폭이 대조군보다 25% 컸습니다. 한 가지보다 여러 가지를 묶는 쪽이 유리했던 셈이죠.
운동: WHO 권고량은 주 150분
WHO는 노인에게 중강도 신체활동을 주 150-300분 권고합니다. 빠르게 걷기가 대표적입니다. 혈압, 혈당, 체중을 함께 낮추니 여러 위험요인을 동시에 건드립니다.
| 방법 | 겨냥하는 원인 | 근거 수준 | 비용 부담 |
|---|---|---|---|
|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 혈관 손상 | 임상시험 확인 | 건강검진·진료비 |
| 규칙적인 운동 | 혈관·대사 | WHO 권고 | 거의 없음 |
| 금연 | 혈관 손상 | WHO 권고 | 금연치료 지원 활용 |
| 다영역 생활 개입 | 여러 원인 동시 | 임상시험 확인 | 프로그램 따라 다름 |
| 청력 관리 | 청력 손실 | 관찰 연구 중심 | 보청기 구입비 |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많이 팔리지만 근거가 약한 방법도 있기 때문입니다.
영양제와 두뇌 게임은 왜 기대에 못 미칠까요?
2019년 WHO 지침은 비타민 B·E, 오메가-3, 종합 영양제를 치매 예방 목적으로 권고하지 않았습니다. 두뇌 훈련은 근거의 질이 ’매우 낮음-낮음’이라 조건부로만 제시했습니다. 돈을 쓰기 전에 이 차이를 아셔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 2019년 지침은 “비타민 B와 E, 다가불포화지방산, 복합 영양제는 인지 저하나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권고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습니다.
결핍이 확인됐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혈액검사로 비타민 B12 결핍이 진단됐다면 치료 대상입니다. 이는 ’예방용 영양제’가 아니라 원인 치료입니다. 복용 여부는 의사와 상의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식단은 지중해식이 조건부 권고입니다
WHO는 채소, 생선, 통곡물, 올리브유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을 조건부로 권고했습니다. 특정 음식 하나보다 식사 전체의 균형이 기준입니다.
근거는 확인했습니다. 남은 건 이걸 매일의 습관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3·3·3 예방수칙은 어떻게 생활에 옮기나요?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치매예방수칙은 즐길 것 3가지, 참을 것 3가지, 챙길 것 3가지로 구성됩니다. 앞의 연구 근거를 일상 행동으로 옮긴 형태입니다. 위험요인 표와 짝지어 보면 왜 이 항목인지 보입니다.
3권: 즐길 것
-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 신체활동 부족, 고혈압
-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 높은 LDL, 비만
- 부지런히 읽고 쓰기 → 교육 수준, 인지 예비력
3금: 참을 것
- 술은 적게 마시기 → 과음
- 담배는 피우지 않기 → 흡연
- 머리 다치지 않게 조심하기 → 외상성 뇌손상
3행: 챙길 것
-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정기 확인 → 혈관 위험
- 가족·친구와 자주 소통하기 → 사회적 고립, 우울증
- 매년 치매 조기검진 받기 → 치료 가능한 원인 발견
9가지를 한꺼번에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필요합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무엇부터 시작할까요?
우선순위는 세 단계입니다. 청력·시력 점검, 혈관 위험 수치 확인, 치매 선별검사입니다. 만 60세 이상이면 치매안심센터에서 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1순위: 듣고 보는 감각부터 확인하세요
청력 손실은 단일 요인 중 가장 큰 몫(7%)입니다. 대화 중 되묻는 일이 늘었다면 이비인후과 청력 검사를 권합니다. 보청기를 망설이는 부모님이 많아, 자녀가 함께 가시면 좋습니다.
2순위: 건강검진 수치를 다시 보세요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결과지에서 혈압, 공복혈당, LDL 콜레스테롤을 확인하세요. 기준을 넘은 항목이 있다면 진료로 이어 가시면 됩니다. 수치별 의미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3순위: 치매안심센터 선별검사를 예약하세요
주소지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 받습니다. 결과가 정상이어도 기준점이 생깁니다. 다음 검사와 비교할 수 있어 변화를 일찍 알아챌 수 있습니다. 치매안심센터 선별검사 받는 법
치매 예방은 한 번의 결심보다 꾸준한 관리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부모님 건강검진 결과지부터 함께 펼쳐 보세요.
이 글은 세계보건기구,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개 자료와 학술 연구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인의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치매는 유전된다는데, 예방 노력이 소용 있나요?
APOE ε4 유전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지만, 이 유전자가 있다고 모두 발병하지는 않습니다. 랜싯 치매 위원회가 꼽은 14가지 위험요인은 유전과 별개로 관리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가족력이 있다면 혈압·청력 관리와 정기 검사를 더 일찍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Q치매 예방을 위해 운동은 얼마나 해야 하나요?
WHO는 노인에게 중강도 신체활동을 주 150-300분 권고합니다. 숨이 약간 찰 정도의 빠른 걷기가 대표적입니다. 낙상 위험이 있다면 주 3일 이상 균형 운동을 함께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Q오메가-3나 종합 영양제를 먹으면 치매가 예방되나요?
2019년 WHO 지침은 비타민 B·E, 오메가-3, 종합 영양제를 치매 위험을 낮출 목적으로 권고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혈액검사로 비타민 B12 결핍 등이 진단된 경우는 치료 대상입니다. 복용 전 의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치매안심센터 선별검사는 누가, 얼마에 받을 수 있나요?
만 60세 이상이면 주소지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분증을 지참하고 미리 전화로 예약하면 대기 시간이 줄어듭니다. 선별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오면 진단검사 단계로 연계됩니다.
Q보청기를 끼면 정말 치매 위험이 줄어드나요?
랜싯 위원회는 청력 손실을 치매 위험요인 중 가장 큰 몫(7%)으로 꼽았습니다. 2023년 미국 ACHIEVE 임상시험에서는 전체 참가자 기준으로 3년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위험이 높은 노인 집단에서는 인지 저하 속도가 약 48% 느렸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Q이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는데, 예방법이 의미가 있나요?
경도인지장애(일상생활은 가능하나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가 모두 치매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혈압, 혈당, 우울증, 청력 같은 위험요인 관리는 이 단계에서도 권장됩니다. 정기적인 추적 검사로 변화를 확인하면서 전문의와 관리 계획을 세우시길 권합니다.
출처 및 인용
- [1]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치매 형태로 전체 사례의 60-70%에 기여할 수 있다
출처: 세계보건기구 치매 팩트시트,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mentia
- [2]
비타민 B·E, 다가불포화지방산, 복합 영양제는 인지 저하·치매 위험 감소 목적으로 권고되지 않으며, 인지훈련은 조건부 권고
출처: WHO,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WHO guidelines (2019),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9789241550543
- [3]
고칠 수 있는 위험요인 14가지를 관리하면 치매의 약 45%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으며, 청력 손실과 높은 LDL 콜레스테롤이 각 7%
출처: Livingston G et al., Lancet Commission on dementia prevention 2024, https://pubmed.ncbi.nlm.nih.gov/?term=Livingston+dementia+prevention+intervention+care+2024+Lancet+Commission
- [4]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집중 관리 시 경도인지장애 위험 19% 감소
출처: SPRINT MIND Investigators, JAMA 2019, https://pubmed.ncbi.nlm.nih.gov/?term=SPRINT+MIND+intensive+blood+pressure+control+mild+cognitive+impairment+2019
- [5]
2년간 다영역 생활 개입으로 인지 점수 향상 폭이 대조군보다 25% 큼
출처: Ngandu T et al., FINGER trial, Lancet 2015, https://pubmed.ncbi.nlm.nih.gov/?term=FINGER+multidomain+intervention+Ngandu+2015
- [6]
치매예방수칙 3·3·3과 만 60세 이상 치매안심센터 무료 선별검사
출처: 중앙치매센터, https://www.ni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