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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근감소증은 왜 생길까? 몸속 6가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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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 단순한 노화와 무엇이 다른가요?

근감소증은 근육의 양과 힘, 움직이는 능력이 함께 떨어진 상태입니다. 체중이 조금 준 것과는 다릅니다. 국내에서는 2021년 1월부터 질병코드(M62.5)가 붙은 정식 질환입니다.

계단 앞에서 한숨부터 나오시나요? 많은 분이 “나이 들면 다 그렇지” 하고 넘기십니다. 그런데 통계청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제8차 개정은 이 변화를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관리할 수 있는 상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시아근감소증실무그룹(AWGS)은 2019년 개정 합의문에서 근감소증을 ‘나이와 관련된 골격근량 감소에 근력 저하 또는 신체 수행능력 저하가 더해진 상태’로 정의했습니다.

얼마나 흔할까요? 60세 이상을 조사한 여러 연구를 모은 2022년 메타분석이 있습니다. 진단 기준에 따라 유병률은 10-27%로 나타났습니다. 열 명 중 한두 명 이상입니다. (PubMed 메타분석 원문)

근감소증 검사

그렇다면 근육은 언제부터 빠지기 시작할까요?

근육은 정말 70대부터 빠지나요?

아닙니다. 근육량은 대개 40대부터 조금씩 줄어듭니다. 노년의학 자료가 흔히 인용하는 수치는 40세 이후 10년마다 약 8%입니다. 70세를 넘으면 10년마다 약 15%까지 빨라집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근육의 ‘양’보다 ‘힘’이 먼저 무너집니다.

미국 Health ABC 연구는 70대 1,880명을 3년간 추적했습니다. 근력은 근육량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떨어졌습니다. 체중계 숫자가 그대로여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PubMed 원문)

이 속도를 앞당기는 요인은 크게 여섯 갈래입니다. 먼저 몸 안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세 가지부터 살펴봅니다.

몸 안에서는 무엇이 근육을 줄이고 있을까요?

근육에 명령을 보내는 신경, 근육을 지키는 호르몬, 단백질을 근육으로 바꾸는 효율이 함께 떨어집니다. 셋 다 본인이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알아챘을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 1.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이 줄어듭니다

근육은 운동신경(근육에 ‘움직여라’ 명령을 전하는 신경)의 신호로 움직입니다. 나이가 들면 이 신경세포 수가 줄어듭니다. 신호를 못 받는 근섬유는 점점 가늘어집니다.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2형 근섬유(빠른 근육)가 먼저 약해집니다.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가 먼저 힘들어지는 까닭이죠.

원인 2. 근육을 지키던 호르몬이 줄어듭니다

근육 유지에는 여러 호르몬이 관여합니다.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성장호르몬이 대표적입니다.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근육 성장을 돕는 물질)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 호르몬들은 나이와 함께 줄어듭니다. 여성은 폐경 이후 근육과 뼈가 함께 약해지기 쉽습니다. 근감소증과 골다공증이 한 사람에게 겹치기 쉬운 배경입니다.

원인 3. 같은 양을 먹어도 근육이 덜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뜻밖의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노인의 근육은 단백질에 덜 반응합니다. 이를 동화 저항(영양소를 근육으로 바꾸는 반응이 둔해지는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식사량 자체도 줄어듭니다. 치아 문제, 입맛 저하, 혼자 드시는 식사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65세 이상 단백질 권장섭취량을 남성 하루 60g, 여성 50g으로 정했습니다. 적게 드시면서 흡수 효율까지 떨어지니 부족이 쌓입니다.

노인 단백질 섭취량

그런데 몸 안의 변화만으로는 설명이 끝나지 않습니다. 생활 방식이 속도를 크게 바꿔 놓습니다.

생활 속 어떤 상황이 근감소를 앞당기나요?

가장 큰 가속 요인은 움직임 부족입니다. 입원, 골절, 몸살로 며칠 누워 지내기만 해도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만성질환과 영양 불균형이 더해지면 진행이 빨라집니다.

원인 4. 누워 지내는 날이 근육을 앗아 갑니다

2007년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실린 연구가 있습니다. 건강한 노인이 10일간 침상에서만 지냈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PubMed 원문) 부모님이 입원 뒤 부쩍 기운이 없어 보이셨나요? 이 연구가 그 이유를 상당 부분 설명합니다.

평소 활동량도 기준과 견주어 보세요. 세계보건기구 신체활동 지침이 기준이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신체활동 지침에서 65세 이상에게 주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활동과, 주 3일 이상 균형·근력 중심의 복합 활동을 권고했습니다.

원인 5. 만성질환과 몸속 염증이 근육을 갉아먹습니다

근감소증은 특정 질환과 자주 함께 나타납니다. 당뇨병, 만성콩팥병, 심부전, 암이 그렇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숨길이 좁아지는 폐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질환은 몸속에 만성 염증을 남깁니다. 인터류킨-6(IL-6) 같은 염증 물질은 근육 분해를 부추깁니다. 당뇨병에서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근육 합성이 더뎌집니다.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제)를 오래 쓰면 근육이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약을 임의로 끊는 건 금물입니다. 처방한 의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원인 6. 햇빛과 영양이 부족한 생활

비타민 D는 뼈뿐 아니라 근육 기능에도 관여합니다.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양이 줄어듭니다. 비타민 D 결핍의 원인과 증상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섯 가지 원인을 한 표로 모았습니다.

원인몸에서 일어나는 일먼저 보이는 신호
신경 감소빠른 근섬유 위축일어설 때 팔로 짚음
호르몬 감소근육 합성 신호 약화폐경·갱년기 뒤 근력 저하
동화 저항단백질 이용 효율 저하먹는 양 대비 기운 없음
활동 부족쓰지 않는 근육 위축입원 뒤 급격한 체력 저하
만성질환·염증근육 분해 촉진질환 악화 때 체중 감소
비타민 D·영양 부족근육 기능 저하실내 생활, 식사량 감소

그렇다면 우리 부모님은 어디쯤일까요? 병원에 가기 전 집에서 가늠해 볼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님 근육 상태, 집에서도 가늠할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다섯 문항 설문(SARC-F)과 종아리 둘레로 1차 선별을 합니다. 진단은 아닙니다. 검사를 받아 볼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시면 됩니다.

SARC-F 다섯 문항

문항마다 0-2점, 총 10점 중 4점 이상이면 근감소증 가능성을 의심합니다.

일상에서 먼저 보이는 신호

병원에서 쓰는 기준 수치 (AWGS 2019)

항목남성여성
악력28kg 미만18kg 미만
종아리 둘레(선별용)34cm 미만33cm 미만
6m 보행 속도초당 1.0m 미만초당 1.0m 미만
의자 5회 일어서기12초 이상12초 이상

근육량 자체는 집에서 잴 수 없습니다. 병원의 체성분 장비(DXA 또는 BIA)가 필요합니다. (AWGS 2019 합의문, PubMed)

숫자가 기준에 걸린다면 다음 단계는 단순합니다.

원인이 짐작된다면, 어디서부터 확인하면 될까요?

가정의학과, 노년내과(노인병 클리닉), 재활의학과에서 근감소증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악력, 보행 속도, 체성분 검사로 진단합니다. 원인이 되는 만성질환이 있다면 함께 점검합니다.

국가검진도 활용하세요.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에는 만 66세·70세·80세에 노인신체기능검사가 포함됩니다. 해당 연령이라면 빠뜨리지 마세요.

아래 경우라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노인 낙상 예방

원인을 알면 대응 순서도 보입니다. 운동과 식사로 근육을 지키는 구체적 방법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통계청·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국민건강보험공단·세계보건기구 공개 자료와 PubMed 등재 연구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인의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감소증은 병인가요, 자연스러운 노화인가요?

노화와 관련이 깊지만 별개의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국내에서는 2021년 1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질병코드(M62.5)가 생겼습니다. 같은 나이라도 근력과 신체 기능이 기준 아래로 떨어졌을 때 진단합니다.

Q

살이 찐 편인데도 근감소증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체지방은 많고 근육은 적은 상태를 근감소성 비만이라고 부릅니다. 체중만으로는 알 수 없어 악력이나 체성분 검사로 확인합니다.

Q

근감소증 검사는 어느 과에서 받나요?

가정의학과, 노년내과, 재활의학과에서 주로 평가합니다. 악력계, 보행 속도 측정, 체성분 분석(BIA 또는 DXA)을 함께 봅니다. 방문 전 SARC-F 점수를 적어 가시면 상담이 수월합니다.

Q

복용 중인 약 때문에 근육이 빠질 수도 있나요?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제)를 오래 쓰면 근육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약을 임의로 끊으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걱정되신다면 처방한 의사나 약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Q

떨어져 사는 자녀가 전화로 확인할 수 있는 신호가 있을까요?

최근 외출이 줄었는지, 계단이나 장보기가 힘들다고 하시는지 여쭤 보세요. 지난 1년 사이 넘어진 적이 있는지도 꼭 물어볼 질문입니다. 두 가지 이상 해당하면 방문 때 종아리 둘레와 SARC-F를 함께 확인해 보세요.

출처 및 인용

  1. [1]

    근감소증은 2021년 1월 시행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제8차 개정에서 질병코드(M62.5)를 부여받았다

    출처: 통계청 통계분류포털, https://kssc.kostat.go.kr

  2. [2]

    AWGS 2019 기준 악력 남성 28kg·여성 18kg 미만, 6m 보행 속도 초당 1.0m 미만, 의자 5회 일어서기 12초 이상, 종아리 둘레 남성 34cm·여성 33cm 미만

    출처: Chen LK et al., 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 2019 Consensus Update, J Am Med Dir Assoc 2020, https://pubmed.ncbi.nlm.nih.gov/?term=Asian+Working+Group+for+Sarcopenia+2019+consensus+update

  3. [3]

    60세 이상 근감소증 유병률은 진단 기준에 따라 10-27%

    출처: Petermann-Rocha F et al., J Cachexia Sarcopenia Muscle 2022, https://pubmed.ncbi.nlm.nih.gov/?term=Global+prevalence+of+sarcopenia+and+severe+sarcopenia+Petermann-Rocha

  4. [4]

    건강한 노인의 10일 침상안정 후 다리 제지방량 약 1kg, 무릎 신전 근력 약 16% 감소

    출처: Kortebein P et al., JAMA 2007, https://pubmed.ncbi.nlm.nih.gov/?term=Kortebein+2007+bed+rest+skeletal+muscle+healthy+older+adults

  5. [5]

    70대 1,880명 3년 추적에서 근력 감소가 근육량 감소보다 빠름

    출처: Goodpaster BH et al., Health ABC Study, J Gerontol A 2006, https://pubmed.ncbi.nlm.nih.gov/?term=Goodpaster+2006+loss+of+skeletal+muscle+strength+mass+quality+older+adults

  6. [6]

    65세 이상 단백질 권장섭취량 남성 하루 60g, 여성 50g

    출처: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https://www.mohw.go.kr

  7. [7]

    65세 이상 주 150-300분 중강도 유산소 활동, 주 3일 이상 균형·근력 중심 복합 활동 권고

    출처: 세계보건기구 신체활동 지침 2020,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physical-activity

  8. [8]

    국가건강검진 만 66세·70세·80세 노인신체기능검사 포함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안내, https://www.nhi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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