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통장은 왜 멈출까요?

13분 읽기

부모님 통장 동결,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통장 동결은 은행이 예금주의 사망을 확인한 뒤 모든 지급을 멈추는 조치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지급정지’라고 부릅니다. 계좌 속 돈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상속인이 확정될 때까지 누구도 꺼내지 못하게 묶어 두는 것입니다.

장례를 마치고 은행에 갔다가 당황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병원비를 내려는데 부모님 카드가 거절되기도 합니다. 슬픔 속에서 이런 일을 겪으면 얼마나 막막하셨을까요.

금융감독원은 고인의 금융재산을 한 번에 조회하는 제도를 운영합니다. 이 조회가 접수되면 금융회사가 고인 계좌의 거래를 정지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동결은 사고가 아닙니다. 정해진 상속 절차의 첫 단계입니다.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이 일은 결코 드문 경우가 아닙니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보면 2023년 사망자는 35만 2,511명입니다. 하루 평균 약 966명꼴입니다. 그만큼 많은 가족이 해마다 같은 벽 앞에 섭니다.

그렇다면 은행은 사망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될까요? 시점은 생각보다 제각각입니다.

은행은 부모님의 사망을 언제 알게 되나요?

은행은 가족이 알리거나 상속 재산 조회가 접수될 때 사망 사실을 파악합니다. 사망신고를 했다고 모든 계좌가 같은 날 멈추지는 않습니다. 각 은행이 사망을 인지한 시점부터 지급정지가 걸립니다.

동결이 시작되는 대표적 계기 3가지

계기설명동결 시점
가족의 직접 방문사망 사실을 은행 창구에 알림알린 당일
상속인 금융거래조회금융감독원·은행 창구 등에서 조회 접수조회가 금융회사에 전달된 뒤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사망신고 때 재산 조회를 함께 접수조회 정보가 전달된 뒤

정부24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는 사망자 재산을 한 번에 조회하는 제도입니다. 주민센터에서 사망신고와 함께 접수할 수 있습니다. 금융재산, 토지, 자동차 등을 통합해 알려 줍니다.

문제는 그 사이의 공백입니다. 은행이 아직 모르는 기간에는 카드와 ATM이 그대로 작동합니다. 바로 이 틈에서 뒤늦은 분쟁 사례가 생깁니다. 이 이야기는 조금 뒤에 자세히 드리겠습니다.

가족인데 왜 부모님 돈을 못 꺼내게 할까요?

사망하는 순간 예금은 상속인 모두의 공동 재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자녀가 먼저 꺼내 쓰면 다른 상속인의 몫이 줄어듭니다. 은행은 이를 막으려고 지급을 멈춥니다. 잘못 내준 돈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민법 제997조는 “상속은 사망으로 인하여 개시된다.“라고 정합니다.

민법 제1006조는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상속재산은 그 공유로 한다.“라고 규정합니다.

두 조문의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공유는 여러 사람이 지분만큼 함께 가진 상태를 뜻합니다. 통장을 누가 보관하고 있든 달라지지 않습니다.

몫은 얼마씩일까요? 법정상속분 예시

민법 제1009조에 따라 배우자는 자녀 몫의 1.5배를 받습니다. 어머니와 자녀 2명이 상속인이라면 이렇게 나뉩니다.

상속인비율예금 3,500만 원일 때
배우자(어머니)3/7 (약 42.9%)1,500만 원
자녀 12/7 (약 28.6%)1,000만 원
자녀 22/7 (약 28.6%)1,000만 원

이 비율은 유언이나 상속인 간 협의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은 원칙적으로 상속인 전원의 확인을 거친 뒤 돈을 내줍니다. 형제 한 명의 말만으로는 지급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멈추는 것은 예금 인출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통장이 멈추면 무엇이 함께 끊기나요?

지급정지가 걸리면 그 계좌에서 나가던 모든 돈의 흐름이 멈춥니다. 자동이체, 카드 대금, 적금 납입이 대표적입니다. 가족이 모르는 사이에 연체가 쌓일 수 있습니다.

들어오는 돈도 살펴보셔야 합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수급자가 사망하면 연금 지급을 멈춥니다. 사망 이후 잘못 들어온 금액은 돌려줘야 할 수 있습니다. 남은 가족이 받는 유족연금 대상인지도 함께 확인할 부분이에요.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동결 전에 돈을 꺼낸 경우의 문제입니다.

동결 전에 돈을 먼저 꺼내 두면 괜찮을까요?

비밀번호를 알더라도 사망 후 부모님 예금을 임의로 꺼내는 일은 피하셔야 합니다. 법은 이를 상속재산 처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모님의 빚까지 모두 물려받겠다고 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단순승인(재산과 빚을 전부 물려받는 것)을 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이런 상황이 특히 위험합니다

  1. 부모님 빚이 재산보다 많은데 예금을 먼저 쓴 경우
  2. 형제 중 한 명이 알리지 않고 인출한 경우
  3. 고인 명의 카드로 계속 결제한 경우

첫째는 상속포기의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는 재산과 빚을 모두 받지 않는 선택입니다. 둘째는 형제간 분쟁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셋째는 카드 명의자 본인이 아닌 사람의 사용에 해당합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 차이

부모님 빚이 걱정되신다면 돈에 손대기 전에 상담부터 받으세요.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국번 없이 132로 법률상담을 안내합니다.

다행히 서둘러야 할 기한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숫자 세 개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꼭 기억해야 할 기한은 무엇인가요?

사망 후 절차에는 1개월, 3개월, 6개월이라는 세 가지 기한이 있습니다. 통장 동결 자체에는 풀어야 할 기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세 기한은 놓치면 불이익이 따릅니다.

기한해야 할 일근거 법령
1개월사망신고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3개월상속포기·한정승인 결정민법 제1019조
6개월상속세 신고상속세 및 증여세법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합니다. 늦으면 5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붙습니다. 자세한 안내는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 있습니다.

한정승인은 물려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는 방식입니다.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정해야 합니다. 상속세는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신고합니다. 국세청이 신고 안내 자료를 제공합니다.

이제 무엇부터 알아보면 될까요?

부모님 명의 재산과 빚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 출발점입니다. 동결된 통장을 푸는 일은 그다음 순서입니다. 전체 그림을 알아야 상속을 받을지 말지 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이것만 적어 두셔도 충분합니다.

이 메모 한 장이 다음 절차를 훨씬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이 글은 금융감독원, 국가법령정보센터, 통계청, 국세청 등 정부 1차 출처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상황은 거래 은행이나 법률 상담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망신고만 하면 부모님 통장이 바로 막히나요?

사망신고와 동시에 모든 계좌가 자동으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은행이 사망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지급정지가 걸립니다. 가족이 은행에 알리거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 상속인 금융거래조회가 접수되면 그 정보가 금융회사에 전달됩니다.

Q

동결된 통장의 돈은 없어지나요?

없어지지 않습니다. 지급정지는 돈을 보호하려고 묶어 두는 조치입니다. 상속인이 확정되고 은행이 요구하는 확인 절차를 거치면 정해진 몫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Q

부모님 비밀번호를 알면 장례비 정도는 꺼내도 되지 않나요?

사망 후 고인 예금을 임의로 인출하면 민법 제1026조의 상속재산 처분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면 빚까지 물려받는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 빚이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인출 전에 대한법률구조공단(132) 등에 먼저 상담하세요.

Q

통장이 동결되면 공과금 자동이체는 어떻게 되나요?

지급정지된 계좌에서는 자동이체도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전기·가스·통신 요금과 관리비가 미납으로 쌓일 수 있습니다. 부모님 계좌에서 빠지던 항목을 목록으로 정리해 두면 명의 변경이나 해지를 놓치지 않습니다.

Q

부모님 빚이 예금보다 많으면 통장 돈은 어떻게 되나요?

상속인은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예금은 빚 정리에 먼저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을 마치기 전까지는 예금에 손대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처 및 인용

  1. [1]

    상속은 사망으로 인하여 개시되며, 상속인이 여럿이면 상속재산은 공유로 한다 (민법 제997조·제1006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2. [2]

    배우자 상속분은 직계비속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다 (민법 제1009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3. [3]

    상속재산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 (민법 제1026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4. [4]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로 고인의 금융재산을 일괄 조회할 수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https://www.fss.or.kr

  5. [5]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로 사망신고 시 사망자 재산을 통합 조회할 수 있다

    출처: 정부24, https://www.gov.kr

  6. [6]

    2023년 사망자 수 35만 2,511명

    출처: 통계청 2023년 사망원인통계, https://kostat.go.kr

  7. [7]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 신고

    출처: 국세청, https://www.nts.go.kr

  8. [8]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

    출처: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https://efamily.scour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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