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징후란 무엇인가: 마지막 2주에 몸이 보내는 신호
숨소리가 어제와 다릅니다.
밤새 지켜보다 이런 생각이 드셨을 겁니다. 오늘따라 한 숟가락도 넘기지 못하시고, 손끝은 차갑고, 부르면 대답이 늦습니다. 간병하는 가족이 가장 먼저 검색하는 말이 바로 임종 징후입니다.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부터 짚겠습니다.
“임종 징후”는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가요?
임종 징후는 사망이 임박했을 때 몸이 보이는 변화를 묶어 부르는 표현입니다. 호흡, 순환, 의식, 섭취 네 축에서 함께 나타납니다. 병세가 위중한 상태와는 구분됩니다. 중환자가 모두 임종기에 들어선 것은 아닙니다.
법에도 정의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소관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은 임종과정을 따로 규정합니다. 2018년 2월 시행된 법입니다.
「연명의료결정법」 제2조는 임종과정을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아니하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로 정의합니다.
이 판단은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함께 내립니다. 가족이나 간병인이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도 설명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자료에 정리돼 있습니다.
숫자로도 보겠습니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서 2023년 국내 사망자는 352,511명입니다. 이 가운데 약 75%가 의료기관에서 사망했습니다. 열 명 중 일곱 명 이상이 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가족은 대개 낯선 환경에서 처음 보는 변화를 마주합니다.
문제는 이 변화들이 순서대로 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식사를 거부하시는 걸까요, 못 드시는 걸까요?
임종기에는 소화기관이 먼저 기능을 멈춥니다. 먹기 싫은 것이 아니라 몸이 음식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억지로 떠먹이면 흡인성 폐렴 위험만 커집니다. 마지막에는 물 한 모금도 삼키기 어려워집니다.
대개 마지막 1-2주 사이에 섭취량이 눈에 띄게 줄고, 며칠 안에 거의 끊깁니다. 완화의료 연구 자료들은 이 시기의 자연스러운 탈수가 기도 분비물과 부종을 줄여 오히려 호흡을 편하게 만든다고 보고합니다. 관련 문헌은 PubMed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가장 힘들어하시는 지점입니다. “굶겨 보내는 것 같다”는 죄책감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 시기 식사 중단은 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입안이 마르면 물수건이나 면봉으로 입술과 혀를 적셔 드리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삼킴이 어려운 분께 물을 흘려 넣는 것은 위험합니다.
숨소리가 달라졌다면 어떤 신호인가요?
호흡 변화는 임종기 신호 중 가장 알아보기 쉽습니다. 10-30초쯤 숨이 멎었다가 다시 깊어지기를 반복하는 형태를 체인스토크스 호흡이라 부릅니다. 목에서 그렁거리는 소리는 분비물이 고여 나는 소리입니다. 본인이 괴로워서 내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렁거림(임종 전 천명)은 국제 완화의료 연구에서 발생률이 12-92%로 폭넓게 보고됩니다. 조사 대상과 관찰 시점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즉 나타날 수도, 끝까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턱을 들썩이며 숨을 몰아쉬는 하악호흡은 보통 시간 단위의 변화입니다. 이 단계가 오면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십시오.
| 호흡 변화 | 관찰되는 모습 | 대략의 시점 |
|---|---|---|
| 얕고 빠른 호흡 | 분당 횟수가 늘고 깊이가 얕아짐 | 마지막 며칠 |
| 체인스토크스 호흡 | 무호흡과 깊은 호흡이 번갈아 반복 | 마지막 24-72시간 |
| 그렁거리는 소리 | 목 안쪽에서 가래 끓는 소리 | 마지막 1-2일 |
| 하악호흡 | 턱과 어깨를 들썩이는 호흡 | 수 시간 이내 |
산소포화도 수치보다 표정과 호흡 리듬을 보시는 편이 실제 상태에 가깝습니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얼룩이 생기는 이유는?
심장이 남은 힘을 몸통에 몰아주기 때문입니다. 피가 중심 장기로 모이면서 팔다리 끝부터 차가워집니다. 무릎과 발등에 보라색 그물 무늬가 번지는 변화를 모틀링이라고 부릅니다. 통증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혈압은 떨어지고 맥박은 약해집니다. 소변량은 절반 이하로 줄고 색이 진해집니다. 이 시기 손발을 주무르거나 전기장판으로 데우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감각이 둔해진 피부는 저온 화상에 취약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완화의료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마주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접근”으로 정의합니다.
체온계 숫자에 매달리지 마십시오. 이불 한 장을 덮어 드리고, 손을 잡아 드리는 편이 낫습니다. 청각은 마지막까지 남는 감각으로 알려져 있어, 곁에서 건네는 말은 전달됩니다.
사람을 못 알아보시는 것도 징후인가요?
네, 임종 전 섬망입니다. 시간과 장소를 혼동하고, 밤에 심해지며, 하루 사이에도 맑아졌다 흐려지기를 반복합니다. 국제 완화의료 연구들은 임종 직전 섬망 발생률을 50-90%로 보고합니다. 치매와는 진행 속도가 다릅니다.
돌아가신 부모나 배우자를 보았다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때 “그런 사람 없다”고 바로잡으면 불안만 커집니다. 부정하지도, 맞장구치지도 말고 감정만 받아 주십시오. “많이 보고 싶으셨나 봐요” 정도면 충분합니다.
갑자기 정신이 또렷해지고 말수가 느는 시기가 오기도 합니다.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임종 며칠 전 관찰되는 사례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 시간에 나눌 말을 미루지 마십시오.
며칠 남았는지 미리 알 수 있나요?
정확한 날짜 예측은 어렵습니다.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2000년 연구는 말기 환자 예후 예측의 63%가 실제 생존 기간보다 길게 잡혔다고 보고했습니다. 의료진의 예측도 낙관 쪽으로 기웁니다. 다만 방향은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러 징후가 하루 이틀 사이에 겹쳐 나타나면 시간 단위로 좁혀졌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한두 가지 변화만 몇 주째 이어진다면 임종기 진입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증상만 떼어 판단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등급을 받고 계신 분이라면 방문간호 지시서로 상태 확인이 가능합니다. 암 환자라면 중앙호스피스센터 자료에서 지역별 전문기관 목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국내 암 사망자의 호스피스 이용률은 아직 2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가족이 지금 확인해두면 좋은 것
임종 징후를 알아보는 일의 목적은 준비 시간을 버는 데 있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 연명의료에 대한 본인 의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 등록 여부를 담당 의료기관에 확인하십시오.
- 연락 순서: 임종 시각에 곧바로 연락할 가족과 종교인, 장례 관련 연락처를 한 장에 적어 두십시오.
- 서류 위치: 신분증, 등기부, 통장 정보가 어디 있는지 가족 한 명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 며칠은 정보를 찾을 여유가 없습니다. 오늘 미리 적어 두신 한 장이 그때의 혼란을 줄여 줍니다.
지켜보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 곁을 지키는 일 자체가 이미 충분한 돌봄입니다.
이 글은 보건복지부, 통계청,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중앙호스피스센터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환자의 상태 판단은 담당 의료진의 진료를 따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임종 징후가 나타나면 며칠 안에 돌아가시나요?
일률적으로 정해진 기간은 없습니다. 호흡, 순환, 의식 변화가 하루 이틀 사이 함께 나타나면 시간 단위로 좁혀진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식사량 감소 한 가지만 몇 주 이어지는 사례도 있습니다. 2000년 BMJ 연구에서도 예후 예측의 63%가 실제보다 길게 잡혔습니다.
Q임종기와 말기는 같은 말인가요?
다릅니다. 말기는 치료해도 완치가 어렵고 수개월 내 사망이 예상되는 상태입니다. 임종과정은 회복 가능성이 없고 증상이 급속히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상태로,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로 정의돼 있습니다. 임종과정 판단은 담당의사와 전문의 1명이 함께 내립니다.
Q음식을 못 드시는데 수액이라도 놓아 드려야 하나요?
임종기에는 몸이 수분을 처리하지 못해 수액이 부종과 기도 분비물을 늘릴 수 있습니다. 완화의료 자료들은 이 시기 과도한 수액 공급이 편안함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고 봅니다. 투여 여부와 양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목에서 그렁거리는 소리가 나면 흡인을 해야 하나요?
이 소리는 목 안쪽에 고인 분비물이 공기와 부딪히며 나는 소리입니다. 본인이 괴로워서 내는 소리는 아닙니다. 잦은 흡인은 점막을 자극해 분비물을 더 만들 수 있어, 고개를 옆으로 돌려 드리는 자세 변경이 먼저 권장됩니다. 반드시 간호 인력에게 알리십시오.
Q손발이 차가운데 전기장판을 켜 드려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임종기의 냉감은 추워서가 아니라 혈액이 몸통 중심으로 모이며 생기는 변화입니다. 이 시기 피부는 감각이 둔해져 저온 화상 위험이 큽니다. 이불을 한 겹 덮어 드리고 손을 잡아 드리는 정도가 적절합니다.
Q임종 직전에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는 일도 있나요?
있습니다. 며칠간 흐릿하던 의식이 짧게 또렷해지고 말수가 느는 변화가 임종 며칠 전 관찰되는 사례로 기록돼 있습니다.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쉬우나 대개 일시적입니다. 이 시간에 하고 싶은 말을 미루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출처 및 인용
- [1]
임종과정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로 법에 정의돼 있다
출처: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제2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https://www.lst.go.kr
- [2]
2023년 국내 사망자는 352,511명이며 약 75%가 의료기관에서 사망했다
출처: 통계청 2023년 사망원인통계, https://kostat.go.kr
- [3]
연명의료결정제도는 2018년 2월 시행됐으며 임종과정 판단은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함께 내린다
출처: 보건복지부 연명의료결정제도 안내, https://www.mohw.go.kr
- [4]
국내 암 사망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률은 20%대 수준이다
출처: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 현황, https://hospice.go.kr
- [5]
말기 환자 예후 예측의 63%가 실제 생존 기간보다 길게 예측됐다
출처: Christakis NA, Lamont EB, BMJ 2000;320:469, https://www.bmj.com/content/320/7233/469
- [6]
임종 전 천명(그렁거림) 발생률은 연구에 따라 12-92%로 보고 편차가 크다
출처: 완화의료 관련 학술 문헌 검색, PubMed, https://pubmed.ncbi.nlm.nih.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