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통장은 왜 멈출까요?

12분 읽기

통장이 멈췄다는 말을 들으면 당황스럽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이 계좌는 지금 출금이 안 됩니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장례를 치르느라 경황이 없으셨을 텐데요. 병원비와 장례비 정산까지 겹치면 더 막막하셨을 거예요. 부모님 통장이 왜 멈추는지부터 차례로 짚어 드립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통장은 언제 멈추나요?

은행이 사망 사실을 확인하는 때부터 입출금이 정지됩니다. 유족이 은행에 알리거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를 신청하면 금융회사가 사망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때부터 예금 인출과 이체, 체크카드 결제가 모두 막힙니다.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를 신청하면 금융회사는 사망자 명의 계좌의 거래를 멈춥니다. 금융감독원 파인이 안내하는 내용입니다.

반대로 은행이 사망 사실을 모르는 동안에는 통장이 그대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가족이 비밀번호로 돈을 찾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말씀드립니다.

사망신고에도 기한이 있습니다.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늦으면 5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붙습니다. 신고 방법은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은행은 왜 자녀에게도 돈을 내주지 않을까요? 이유는 법에 있습니다.

왜 자녀인데도 예금을 못 찾게 할까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순간, 예금은 상속인 전체의 공동 재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한 사람에게만 돈을 내주면 다른 상속인에게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속인 모두의 동의나 합의 서류를 요구합니다.

민법은 상속인마다 받을 몫을 정해 두었습니다. 이를 법정상속분(법으로 정한 상속 비율)이라고 합니다. 배우자 몫은 자녀 몫의 1.5배입니다.

어머니와 자녀 2명이 예금 1억 원을 상속하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상속인법정 비율예금 1억 원 기준
배우자(어머니)3/7 (약 42.9%)약 4,286만 원
자녀 12/7 (약 28.6%)약 2,857만 원
자녀 22/7 (약 28.6%)약 2,857만 원

장남이든 막내든 법정 비율은 같습니다. 부모님을 모신 기간이 이 비율을 자동으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비밀번호를 아는 가족이라면 어떨까요? 여기서부터가 진짜 조심할 부분입니다.

비밀번호를 안다면 먼저 찾아도 괜찮을까요?

권하지 않습니다. 상속재산을 먼저 쓰면 상속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단순승인(재산과 빚을 모두 물려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모님께 빚이 있었다면 그 빚까지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26조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빚이 재산보다 많다면 다른 길이 있습니다. 상속포기(아무것도 물려받지 않음)나 한정승인(받은 재산 안에서만 빚 갚기)입니다. 하지만 통장에서 돈을 먼저 꺼내 쓰면 이 선택지가 막힐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기한은 3개월입니다. 빚이 있는지 모른다면 통장은 그대로 두세요. 형제자매 사이의 오해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 차이

그런데 통장이 멈추면 돈만 묶이는 게 아닙니다.

통장이 멈추면 무엇이 함께 멈출까요?

부모님 통장에 걸린 자동이체와 연금 입금이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전기·가스 요금, 휴대전화 요금, 보험료가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그대로 두면 연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연금은 반대 방향의 문제가 생깁니다. 국민연금은 수급자가 사망한 달까지만 지급됩니다. 사망신고가 늦어 다음 달분이 들어왔다면 그 돈은 돌려줘야 합니다. 기준은 국민연금공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목통장이 멈춘 뒤 생기는 일
공과금·통신비 자동이체출금 실패, 연체 가능
보험료 자동이체미납 시 계약 상태 확인 필요
국민연금 입금사망한 달 다음 달분부터 환수 대상
예금·적금해지 전까지 상속재산으로 유지

한편 유족에게 지급되는 연금이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유족연금이나 사망일시금 대상인지는 별도로 살펴볼 일입니다. 유족연금 사망일시금 조건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가족이 아는 통장이 전부가 아닐 수 있거든요.

가족도 모르는 통장이 있을 수 있나요?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래 쓰지 않은 계좌나 다른 지역 은행 통장은 가족이 모두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계좌도 전부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빚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흩어진 재산을 한 번에 확인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정부24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사망자 재산 통합 조회)입니다. 예금과 대출뿐 아니라 토지, 자동차, 세금, 연금 가입 여부까지 확인됩니다.

신청 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입니다. 오랫동안 거래가 없던 휴면예금(찾아가지 않은 예금)도 있을 수 있습니다. 휴면예금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남았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찾은 돈입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찾은 돈도 문제가 되나요?

금액이 크면 그렇습니다. 사망 전 1년 안에 2억 원, 2년 안에 5억 원 이상 인출했다면 쓰임새를 설명해야 합니다. 이 기준은 재산 종류별로 따집니다. 설명하지 못한 금액은 상속재산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의 기준입니다. 추정된 금액은 상속세 계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상속세 신고 기한은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신고 기준과 공제 내용은 국세청이 안내합니다.

병원비나 간병비로 쓴 돈이라면 영수증을 모아 두세요. 나중에 쓰임새를 설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상속세 공제 한도

지금 기억해 둘 기한은 무엇인가요?

사망신고 1개월, 상속포기·한정승인 3개월, 상속세 신고 6개월, 재산 통합 조회 1년입니다. 기한마다 기준일이 조금씩 다릅니다. 달력에 따로 적어 두시길 권합니다.

할 일기한기준일
사망신고1개월 이내사망 사실을 안 날
상속포기·한정승인3개월 이내상속 개시를 안 날
상속세 신고6개월 이내사망한 달의 말일
안심상속 원스톱 신청1년 이내사망한 달의 말일

지금 가족과 함께 확인해 보세요.

통장이 멈춘 이유를 아셨다면 다음은 실제 조회 절차입니다.

이 글은 금융감독원, 국세청, 국민연금공단, 국가법령정보센터 등 정부 1차 출처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상황은 해당 기관 상담 창구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망신고만 하면 부모님 통장이 자동으로 정지되나요?

사망신고만으로 모든 은행에 곧바로 통보되지는 않습니다. 유족이 은행에 알리거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를 신청하면 금융회사가 거래를 정지합니다. 사망신고 때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함께 신청하면 금융거래 조회도 같이 진행됩니다.

Q

부모님 통장에서 장례비를 찾을 수 있나요?

장례비 지급 기준은 은행마다 다릅니다. 상속인 확인 서류와 장례비 영수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니 거래 은행에 먼저 문의하세요. 비밀번호로 직접 인출하는 것은 단순승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통장이 정지된 뒤에도 이자가 붙나요?

통장이 정지돼도 예금 계약은 해지 전까지 유지됩니다. 이자는 은행 약정에 따라 계산되며, 이자까지 모두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Q

부모님께 빚이 있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를 신청하면 대출 등 금융 채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도 함께 조회됩니다. 결과를 보고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인용

  1. [1]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를 신청하면 금융회사는 사망자 명의 계좌의 거래를 정지함

    출처: 금융감독원 파인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안내, https://fine.fss.or.kr

  2. [2]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봄(민법 제1026조), 상속포기·한정승인은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이내(민법 제1019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3. [3]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 기한 경과 시 5만 원 이하 과태료

    출처: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https://efamily.scourt.go.kr

  4. [4]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는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 신청 가능하며 금융·토지·자동차·세금·연금을 통합 조회

    출처: 정부24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 https://www.gov.kr

  5. [5]

    사망 전 1년 내 2억 원, 2년 내 5억 원 이상 인출 시 용도 불분명 금액은 상속재산으로 추정, 상속세 신고는 사망한 달 말일부터 6개월 이내

    출처: 국세청 상속세 안내, https://www.nts.go.kr

  6. [6]

    국민연금은 수급권자가 사망한 달까지 지급되며 이후 지급분은 환수 대상

    출처: 국민연금공단, https://www.nps.or.kr

  7. [7]

    오랫동안 거래가 없는 휴면예금 조회 가능

    출처: 서민금융진흥원, https://www.kinf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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