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재산은 누구에게 가나요?

14분 읽기

장례를 마치고 나면, 낯선 질문이 남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주민센터에서 ’상속’이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되지요.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서류부터 챙기려니 막막하셨을 거예요. 이 단계에서는 해야 할 일보다 무엇이 어떻게 넘어가는지를 먼저 알아 두셔야 덜 흔들립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재산은 언제, 누구에게 넘어가나요?

재산은 돌아가신 그 순간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법이 자동으로 정합니다. 1순위는 자녀입니다. 배우자는 자녀와 함께 상속인이 됩니다. 근거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볼 수 있는 민법 제997조와 제1000조입니다.

민법 제997조는 “상속은 사망으로 인하여 개시된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인 순서는 4단계로 나뉩니다. 앞 순위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뒤 순위는 받지 못합니다.

순위상속인배우자가 있을 때
1순위자녀·손자녀(직계비속)배우자와 함께 상속
2순위부모·조부모(직계존속)배우자와 함께 상속
3순위형제자매배우자 혼자 상속
4순위4촌 이내 친척(방계혈족)배우자 혼자 상속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자녀 둘이 남았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상속인은 세 분입니다. 할머니나 삼촌은 상속인이 아닙니다.

그런데 넘어가는 것이 ’재산’만은 아닙니다.

빚도 함께 물려받는다는 말,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상속은 재산과 빚을 한 묶음으로 넘깁니다. 예금과 집만 넘어오지 않습니다. 대출, 카드값, 부모님이 서 준 보증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이를 ’포괄적 승계(통째로 이어받음)’라고 부릅니다.

민법 제1005조는 “상속인은 상속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라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피상속인은 돌아가신 분을 뜻합니다. 다만 그분 한 사람에게만 속한 권리(일신전속권)는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속인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용어부터 알아 두시면 이후 안내문이 훨씬 쉽게 읽힙니다.

아무 선택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법은 단순승인을 고른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026조). 이 기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형제는 똑같은데, 어머니 몫은 왜 더 클까요?

배우자는 자녀 한 명 몫의 1.5배를 받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1009조가 배우자 몫에 50%(5할)를 더하도록 정했습니다. 자녀끼리는 똑같이 나눕니다. 이 비율을 ’법정상속분(법이 정한 기본 몫)’이라고 합니다.

남은 가족배우자 몫자녀 1인당 몫
배우자 + 자녀 1명60%40%
배우자 + 자녀 2명약 42.9% (3/7)약 28.6% (2/7)
배우자 + 자녀 3명약 33.3% (1/3)약 22.2% (2/9)
자녀 2명만없음50%

자녀가 둘이면 비율은 1.5 : 1 : 1입니다. 재산이 10억 원이라면 어떨까요? 배우자는 약 4억 2,900만 원, 자녀는 각각 약 2억 8,600만 원이 기본 몫입니다.

아들과 딸, 결혼한 딸의 몫도 같습니다. 1991년 1월 시행된 개정 민법부터입니다. 지금은 장남이라고 더 받지 않습니다.

이 비율은 ’정답’이 아니라 ’기본값’입니다. 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다르게 나눌 수 있습니다(상속재산 분할 협의, 민법 제1013조).

문제는 부모님이 미리 남긴 뜻, 곧 유언이 있을 때입니다.

유언장이 있으면 다른 자녀는 한 푼도 못 받나요?

아닙니다. 자녀와 배우자에게는 ’유류분’이 남습니다. 유류분은 유언과 상관없이 법이 지켜 주는 최소 몫입니다.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부모는 1/3입니다(민법 제1112조).

계산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자녀 2명만 있고, 유언으로 전 재산을 한 명에게 남긴 경우를 보겠습니다. 다른 자녀의 법정상속분은 50%입니다. 유류분은 그 절반인 25%입니다.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사라졌습니다. 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 25일 해당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유언 자체도 엄격합니다. 민법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5가지 방식만 인정합니다. 자필 유언장은 전문·연월일·주소·성명을 직접 쓰고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민법 제1066조). 하나라도 빠지면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제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바로 시간이지요.

1개월, 3개월, 6개월. 이 숫자들은 무슨 뜻일까요?

상속에는 기한이 세 가지 있습니다. 사망신고 1개월, 상속포기·한정승인 3개월, 상속세 신고 6개월입니다. 이 가운데 3개월은 지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기한을 넘기면 빚까지 받는 단순승인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할 일기한어디서근거
사망신고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시·군·구청, 주민센터가족관계등록법 제84조
상속포기·한정승인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가정법원민법 제1019조
상속세 신고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세무서, 홈택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
상속 부동산 취득세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시·군·구청지방세법 제20조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라고 정합니다.

’안 날부터’라는 표현을 눈여겨보세요. 돌아가신 날이 아니라, 내가 상속인이 된 걸 안 날부터 셉니다.

빚이 있는 줄 몰랐다면요? 큰 잘못 없이 몰랐다면 구제 길이 있습니다. 빚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특별한정승인, 민법 제1019조 제3항). 관할 가정법원은 대한민국 법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한 안이라도 조심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부모님 재산을 먼저 팔거나 써 버리면 단순승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민법 제1026조 제1호).

그렇다면 세금은 얼마나 나올까요? 모든 가정의 걱정거리는 아닙니다.

상속세는 모든 집에 나오는 세금인가요?

아닙니다. 공제 금액을 넘는 재산에만 부과됩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기본으로 5억 원을 빼 줍니다(일괄공제). 배우자가 있으면 최소 5억 원을 더 뺍니다(배우자상속공제). 그래서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하면 대체로 10억 원 이하는 세금이 없습니다.

여기서 재산은 빚과 장례비를 뺀 금액입니다. 공제를 넘은 부분에는 구간별로 10-50% 세율이 붙습니다.

과세표준세율
1억 원 이하10%
1억 원 초과 - 5억 원 이하20%
5억 원 초과 - 10억 원 이하30%
10억 원 초과 - 30억 원 이하40%
30억 원 초과50%

기한 안에 신고하면 세액의 3%를 깎아 줍니다(신고세액공제). 세법은 해마다 개정 논의가 이어집니다. 신고 전에는 국세청 안내로 그해 기준을 꼭 확인하세요.

마지막 질문이 남았습니다. 지금 무엇부터 보면 될까요?

그렇다면 지금, 가족이 먼저 확인할 것은?

가장 먼저 재산과 빚의 규모를 파악하셔야 합니다. 이 숫자를 알아야 승인과 포기 중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돌아가신 분의 재산을 한 번에 조회하는 창구를 운영합니다.

가족이 함께 짚어 볼 질문은 네 가지입니다.

  1. 상속인은 누구누구인가요?
  2. 재산과 빚, 어느 쪽이 더 많은가요?
  3. 부모님이 남긴 유언이 있나요?
  4. 3개월 기한은 언제 끝나나요?

이 네 가지에 답이 나오면, 다음 단계가 훨씬 또렷해집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신청 방법

이 글은 민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국세청·대법원·헌법재판소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2026년 10월 기준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가족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판단은 법률 상담으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결혼한 딸도 아들과 똑같이 상속받나요?

네, 똑같이 받습니다. 1991년 1월 시행된 개정 민법부터 아들·딸, 기혼·미혼 구분 없이 자녀 몫이 같습니다. 장남이라고 더 받는 규정도 없습니다.

Q

부모님 통장에서 돈을 먼저 찾아 써도 되나요?

돌아가신 뒤에는 그 예금도 상속재산입니다. 다른 상속인과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보아 나중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1026조). 사용 전에 가족과 먼저 상의하세요.

Q

자녀가 모두 상속포기하면 빚은 어디로 가나요?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배우자가 있다면 배우자가 단독 상속인이 된다는 것이 2023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입니다. 배우자가 없다면 손자녀나 다음 순위로 넘어갈 수 있어 가족 전체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상속세가 안 나와도 신고해야 하나요?

공제 후 과세표준이 0원이면 낼 세금은 없습니다. 다만 상속받은 부동산을 나중에 팔 때 취득가액 산정과 관련이 있어 신고 여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국세청 국세상담센터(126)에서 확인하세요.

Q

상속으로 집을 받으면 취득세는 얼마인가요?

상속으로 받는 일반 부동산의 취득세 기본세율은 2.8%, 농지는 2.3%입니다(지방세법 제11조). 여기에 지방교육세 등이 더해집니다. 신고 기한은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며, 관할 시·군·구청이나 위택스에서 신고합니다.

출처 및 인용

  1. [1]

    상속은 사망으로 개시되며 상속 순위는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이다(민법 제997조·제1000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2. [2]

    배우자 상속분은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한다(민법 제1009조 제2항)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3. [3]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를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https://www.law.go.kr/법령/민법

  4. [4]

    2024년 4월 25일 형제자매 유류분 조항(민법 제1112조 제4호) 위헌 결정

    출처: 헌법재판소, https://www.ccourt.go.kr

  5. [5]

    상속세 일괄공제 5억 원,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5억 원, 세율 10-50%, 신고기한 사망한 달 말일부터 6개월

    출처: 국세청 상속세 안내, https://www.nts.go.kr

  6. [6]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사망자의 금융·토지·자동차·세금 등 재산을 통합 조회

    출처: 정부24, https://www.gov.kr

  7. [7]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로 피상속인의 예금·대출 등 금융거래 조회

    출처: 금융감독원, https://www.fs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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