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4가지 유형 비교와 건강보험 131만원 지원 기준
보청기를 쓰면 정말 잘 들리게 되나요?
보청기는 손상된 청신경을 되살리는 기기가 아닙니다. 남아 있는 청력을 주파수별로 증폭해 말소리 인지를 돕는 의료기기입니다. 효과는 기기 가격보다 적합 조정 횟수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0세 이상 인구의 25% 이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난청을 겪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보청기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가운데 실제 사용자는 약 17%에 머뭅니다. 열 명 중 여덟 명이 기기 없이 지낸다는 뜻이지요.
미루는 이유는 대개 비슷합니다. 가격이 무섭고, 종류가 너무 많고,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순서를 바꾸면 훨씬 쉬워집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1년 세계 청력 보고서에서 “2050년에는 전 세계 25억 명, 즉 4명 중 1명이 어느 정도의 난청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루는 동안 잃는 것이 소리만은 아닙니다. 국제 학술지 랜싯(The Lancet)의 2020년 치매 위원회 보고서는 중년기 난청을 예방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가운데 기여도가 가장 큰 항목(인구기여위험도 8%)으로 꼽았습니다. 안 들리는 상태를 그냥 두는 선택에도 대가가 따른다는 분석입니다.
귀걸이형·귀속형·고막형, 무엇이 다른가요?
네 가지 형태가 주로 쓰입니다. 귀 뒤에 거는 귀걸이형(BTE), 귀 안에 넣는 귀속형(ITE), 더 깊이 들어가는 고막형(CIC), 귀를 막지 않는 오픈형(RIC)입니다. 선택 기준은 외관이 아니라 청력 손실 정도입니다.
| 유형 | 착용 위치 | 적합한 손실 정도 | 강점 | 유의점 |
|---|---|---|---|---|
| 귀걸이형(BTE) | 귀 뒤 | 중등도-고도 이상 | 출력이 크고 조작 버튼이 큼 | 겉으로 보임, 안경과 간섭 |
| 오픈형(RIC) | 귀 뒤 + 귀 안 수신기 | 경도-중등도 | 막히는 느낌이 적음 | 저음 증폭에 한계 |
| 귀속형(ITE) | 귓바퀴 안 | 경도-고도 | 맞춤 제작, 착용 안정 | 귀지·습기에 약함 |
| 고막형(CIC) | 외이도 깊숙이 | 경도-중등도 | 거의 보이지 않음 | 배터리 작아 교체가 어려움 |
손 떨림이 있거나 시력이 약한 분에게 고막형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쌀알만 한 배터리를 2주에 한 번씩 갈아 끼워야 하니까요. 자녀분이 대신 골라 드릴 때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같은 유형인데 가격은 세 배 넘게 벌어집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가격 차이는 크기가 아니라 신호처리 채널 수, 소음 억제, 방향성 마이크 같은 내부 기능에서 갈립니다. 여기에 청력검사와 적합 조정 비용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더해집니다. 같은 모델도 판매처에 따라 사후관리 범위가 다릅니다.
건강보험 기준액이 참고선이 됩니다. 제품 자체에 책정된 급여 상한은 111만원입니다. 이 금액대에서도 일상 대화에 필요한 기능은 대부분 충족됩니다. 그 이상은 시끄러운 식당,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자리 같은 까다로운 환경을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구입처는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보청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이고, 판매하려면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를 마쳐야 합니다. 온라인 최저가나 신고 없는 곳에서 산 제품은 급여 신청 자체가 막힙니다.
건강보험 131만원 지원, 누가 받을 수 있나요?
청각장애로 등록된 건강보험 가입자가 대상입니다. 기준액은 최대 131만원이며, 제품 111만원과 적합관리 20만원으로 나뉩니다. 내구연한은 5년이라 5년에 한 번 지원받습니다. 일반 가입자는 기준액의 90%를 받습니다.
지원의 문은 장애 등록에서 열립니다. 보건복지부 장애정도판정기준은 두 귀의 청력 손실이 각각 60데시벨 이상인 경우를 청각장애로 규정합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면 보청기가 필요해도 급여 대상이 아닙니다. 이 기준을 모른 채 먼저 기기부터 사고 오시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이비인후과에서 순음청력검사를 포함한 청각 검사를 받습니다.
- 장애진단서와 검사 결과지를 갖춰 주민센터에 장애 등록을 합니다.
- 등록 후 처방전을 받아 판매업소에서 기기를 구입합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급여비 지급을 청구합니다.
차상위계층과 의료급여 수급자는 본인부담 없이 기준액 전액을 지원받습니다. 2020년 7월 제도 개편으로 기준액이 제품과 적합관리로 분리되면서, 사후 조정을 받지 않으면 20만원분을 못 받는 구조가 됐습니다.
처음 석 달이 만족도를 가릅니다
보청기는 사서 끝나는 물건이 아닙니다. 급여 항목이 초기적합과 후기적합으로 나뉘어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착용 후 소리가 어색한 구간을 넘기려면 판매업소를 여러 번 다시 찾아야 합니다.
오래 안 듣던 귀에 갑자기 소리가 들어오면 뇌가 낯설어합니다. 냉장고 소리, 신문 넘기는 소리까지 크게 느껴집니다. 이 시기를 못 견디고 서랍에 넣어 두는 분이 많습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를 비롯한 청각 진료 현장에서는 보청기 착용 후 재방문 조정을 치료 과정의 일부로 봅니다. 기기 성능보다 조정 이력이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것이 임상에서 반복 확인된 부분입니다.
그래서 구입처를 고를 때 물어볼 질문은 하나로 압축됩니다. “조정은 몇 번까지, 얼마 동안 무상인가요?” 기기 값을 깎아 주겠다는 제안보다 이 답이 훨씬 중요합니다.
보청기가 답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증폭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난청이 있습니다. 고도 이상 감각신경성 난청에서 보청기를 충분히 착용했는데도 말소리 변별이 안 되면 인공와우 이식을 검토합니다.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진 경우는 응급에 가깝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기기 상담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 며칠 사이 한쪽 청력이 급격히 떨어진 경우
- 어지럼증이나 심한 이명이 함께 있는 경우
- 귀에서 진물이 나오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 보청기를 껴도 말소리가 뭉개져 들리는 경우
질병관리청 자료에서도 난청은 원인 질환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는 영역으로 다뤄집니다. 원인 확인 없이 증폭기만 끼우면 정작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지금 필요한 일은 기기 검색이 아닙니다. 이비인후과 청력검사 예약입니다. 검사 결과지에 적힌 데시벨 숫자 하나가 장애 등록 가능 여부, 지원금 수령 여부, 적합한 기기 유형을 한꺼번에 결정합니다.
부모님께 권할 때는 “잘 안 들리시잖아요”보다 “한 번 재 보기만 하자”가 훨씬 잘 통합니다. 검사는 대부분 30분 안에 끝납니다.
이 글은 정부 1차 출처(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세계보건기구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청력 상태에 대한 판단은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청각장애 등록을 안 하면 보청기 지원은 전혀 못 받나요?
건강보험 보장구 급여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청각장애로 등록된 가입자에게 적용됩니다. 등록되지 않은 경우 131만원 기준액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별도 예산으로 난청 어르신 보청기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곳이 있으므로 거주지 주민센터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Q양쪽 귀 모두 지원받을 수 있나요?
성인 청각장애인은 원칙적으로 한쪽 기기에 대해 급여가 적용됩니다. 양쪽을 함께 착용하려는 경우 나머지 한쪽은 본인 부담으로 구입하게 됩니다. 구체적 적용 범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보장구 급여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보청기를 끼면 청력이 더 나빠진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적합 조정을 거친 보청기는 청력 손실 정도에 맞춰 출력 상한이 제한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청력검사 없이 구입한 단순 소리증폭기입니다. 출력이 과도하면 잔존 청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 업소에서 검사 후 맞추시기 바랍니다.
Q5년이 안 됐는데 고장 나거나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나요?
내구연한 5년 이내 재지원은 제한됩니다. 다만 기기 결함은 제조사 보증 기간 내 무상 수리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분실에 대비해 보험이나 분실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처인지 구입 전에 확인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귀걸이형과 고막형 중 어르신께는 어느 쪽이 나은가요?
손 떨림이나 시력 저하가 있다면 조작부가 큰 귀걸이형이나 충전식 오픈형이 관리하기 쉽습니다. 고막형은 눈에 띄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가 작아 교체와 청소가 까다롭습니다. 외관보다 매일 다룰 수 있는지를 먼저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및 인용
- [1]
청각장애인 보청기 급여 기준액 최대 131만원, 내구연한 5년, 일반 가입자 본인부담 10%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장애인 보장구 급여 안내, https://www.nhis.or.kr
- [2]
청각장애 판정 기준은 두 귀의 청력 손실이 각각 60데시벨 이상인 경우를 포함한다
출처: 보건복지부 장애정도판정기준 고시, https://www.mohw.go.kr
- [3]
60세 이상 인구의 25% 이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난청을 겪으며, 2050년 전 세계 난청 인구는 25억 명에 이를 전망
출처: WHO World Report on Hearing (2021),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orld-report-on-hearing
- [4]
보청기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중 실제 사용자는 약 17%
출처: WHO Deafness and hearing loss fact sheet,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afness-and-hearing-loss
- [5]
중년기 난청은 예방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중 인구기여위험도가 가장 큰 항목(8%)
출처: Livingston G et al.,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2020 report of the Lancet Commission, https://pubmed.ncbi.nlm.nih.gov/32738937/
- [6]
보청기는 허가 대상 의료기기이며 판매에는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가 필요하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안내, https://www.mfd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