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음식, 정말 따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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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위험을 높이는 음식이 정말 따로 있을까요?

특정 식품 하나가 치매를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위험은 한 끼가 아니라 수십 년 쌓인 식사 패턴에서 만들어집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치매 위험감소 지침에서 개별 음식 금지가 아니라 식단 전체를 기준으로 권고했습니다.

그래서 “이것만 끊으면 된다”는 목록부터 찾으면 오히려 길을 잃습니다.

부모님 밥상을 잠시 떠올려 보세요. 국물은 늘 남고, 반찬은 짭조름합니다. 간식은 달콤한 빵 한 조각. 하나하나는 평범합니다. 문제는 그 조합이 20년, 30년 반복됐다는 점입니다.

란셋 위원회는 2020년 보고서에서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 12가지를 관리하면 전 세계 치매의 약 40%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2024년 개정 보고서에서는 요인이 14가지로 늘었고, 그 비율은 약 45%로 올라갔습니다. 이 목록 안에 고혈압, 당뇨병, 비만, 과음이 들어 있습니다. 전부 밥상과 이어진 항목입니다.

음식이 뇌에 닿는 통로가 바로 여기입니다. 치매 초기 증상 건망증 차이

음식은 어떤 경로로 뇌에 영향을 줍니까?

크게 세 갈래입니다. 혈관, 혈당, 염증. 짠 식사는 혈압을 올려 뇌혈관을 상하게 합니다. 단 음식은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처리하는 능력이 둔해지는 상태)을 키웁니다. 가공식품은 만성 염증을 부추깁니다. 세 갈래는 따로 놀지 않고 겹칩니다.

경로관련 식습관뇌에서 일어나는 변화
혈관짠 국물, 젓갈, 가공육고혈압, 뇌 작은 혈관 손상, 혈관성 치매 위험
혈당가당음료, 흰빵, 잦은 단 간식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흐름
염증초가공식품, 트랜스지방만성 염증 상태, 혈관 내피 손상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보면 고혈압과 당뇨병 유병률은 60대 이후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두 질환은 란셋 목록에 함께 올라 있는 위험요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실제 생활과 부딪히는 지점입니다.

초가공식품이라는 말,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집 부엌에서 쓰지 않는 재료가 들어간 공장 가공식품을 가리킵니다. 유화제, 인공감미료, 색소, 보존료가 대표적입니다. 라면, 소시지, 과자, 가당음료, 시판 냉동 간편식이 여기 들어갑니다. 단순히 “가공했다”가 아니라 가공의 깊이로 나눈 분류입니다.

국제 학계에서 널리 쓰는 NOVA 분류의 4군이 이 초가공식품입니다.

브라질 성인 10,775명을 약 8년 추적한 연구가 2022년 JAMA Neurology에 실렸습니다. 하루 섭취 열량의 20%를 넘게 초가공식품으로 채운 집단은 전반적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28% 빨랐습니다. 실행기능 저하는 25%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이 데이터는 PubMed에서 원문 초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루 2,000kcal를 드시는 분이라면 400kcal 선입니다. 과자 한 봉지와 가당음료 한 캔이면 금세 닿습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조사는 관련성을 보여줄 뿐, 그 음식이 원인이라고 확정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여러 코호트 분석에서 반복해 나타납니다.

짠 국물이 왜 치매 이야기에 등장할까요?

나트륨이 혈압을 올리고, 높은 혈압이 뇌의 작은 혈관을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이 손상이 쌓이면 혈관성 치매(뇌혈관 문제로 생기는 치매)의 바탕이 됩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나트륨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을 하루 2,300mg으로 제시합니다.

제품 표시를 한번 보세요. 라면 한 개에 나트륨 1,500-1,900mg으로 적힌 제품이 흔합니다. 한 그릇으로 하루 기준의 대부분이 채워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 영양성분 표시에 나트륨 함량과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비율을 함께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물을 남기는 것만으로 섭취량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국수와 찌개 국물에 나트륨 상당량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술과 단 음료는 어디쯤에 있습니까?

둘 다 위험요인 목록 안에 있습니다. 란셋 위원회는 주당 21잔을 넘는 음주를 치매 위험요인으로 명시했습니다. 가당음료는 직접 요인으로 지목되지는 않지만,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거쳐 위험으로 이어집니다.

어르신들 사이에서 “반주 한 잔은 혈액순환에 좋다”는 말이 오래 돌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성명에서 건강에 안전한 음주량 기준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과 혈압 수치를 이미 받아보셨을 겁니다. 그 두 숫자가 지금 밥상을 점검할 가장 실용적인 자료입니다.

그럼 오늘 무엇부터 살펴보면 될까요?

음식 목록이 아니라 반복되는 습관을 봅니다. 아래 다섯 가지 중 세 개 이상 해당한다면, 식단 자체보다 패턴을 손볼 시점입니다.

식습관은 위험요인의 일부입니다. 청력 저하, 사회적 고립, 신체활동 부족도 같은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밥상만 바꾸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억력 변화가 함께 느껴진다면 순서가 달라집니다. 중앙치매센터 안내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은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걱정을 키우기보다 숫자를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치매안심센터 무료 검사

이 글은 세계보건기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중앙치매센터 등 공개된 1차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안내입니다.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커피가 치매에 나쁜가요?

커피 자체가 치매 위험요인으로 지목된 자료는 없습니다. 여러 코호트 분석에서는 적당량 커피 섭취가 인지기능 저하와 부정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인 카페인 하루 섭취량을 400mg 이하로 권고합니다. 설탕과 크림이 많이 들어간 형태라면 당 섭취 쪽을 보셔야 합니다.

Q

알루미늄 조리도구가 치매를 일으킨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현재 근거로는 인정되지 않는 주장입니다. 1970년대 일부 연구에서 제기된 뒤 널리 퍼졌지만, 이후 대규모 역학 조사에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2019년 치매 위험감소 지침에도 알루미늄 회피 권고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Q

부모님이 이미 70대인데 지금 식단을 바꿔도 늦지 않을까요?

늦지 않습니다. 란셋 위원회는 위험요인을 생애 초기, 중년, 노년 세 시기로 나누어 제시했고, 노년기 요인에도 흡연, 사회적 고립, 신체활동 부족, 당뇨병이 포함됩니다. 노년기에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는 것도 위험을 낮추는 항목으로 다뤄집니다.

Q

치매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드려도 될까요?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지침에서 비타민 B, 비타민 E, 종합비타민 등 보충제를 치매 예방 목적으로 권고하지 않았습니다.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상호작용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하셔야 합니다.

출처 및 인용

  1. [1]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 12가지 관리 시 전 세계 치매의 약 40% 예방 또는 지연 가능, 2024년 개정판은 14가지 요인 약 45%

    출처: Livingston G et al.,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Lancet Commission 2020 및 2024 update, https://pubmed.ncbi.nlm.nih.gov/?term=lancet+commission+dementia+prevention+2024

  2. [2]

    초가공식품이 하루 열량의 20%를 넘는 집단에서 전반적 인지기능 저하 28%, 실행기능 저하 25% 빠름 (브라질 성인 10,775명 약 8년 추적)

    출처: Gonçalves NG et al., JAMA Neurology 2022, ELSA-Brasil 코호트, https://pubmed.ncbi.nlm.nih.gov/?term=ultraprocessed+food+cognitive+decline+ELSA-Brasil

  3. [3]

    나트륨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 성인 하루 2,300mg

    출처: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https://www.mohw.go.kr

  4. [4]

    치매 위험감소를 위해 지중해식 식단을 조건부 권고하고, 비타민 B·E 등 보충제는 치매 예방 목적으로 권고하지 않음

    출처: WHO Guidelines: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2019),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9789241550543

  5. [5]

    가공식품 영양성분 표시에 나트륨 함량과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비율 표시 의무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등의 표시기준, https://www.mfds.go.kr

  6. [6]

    만 60세 이상 대상 치매안심센터 인지선별검사 무료 제공

    출처: 중앙치매센터, 치매안심센터 안내, https://www.ni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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