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손자에게 상속하면 세금이 줄어들까요?

11분 읽기

어르신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식 건너뛰고 손자에게 바로 주면 세금이 없다.”

절반은 오해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조건을 갖추면 실제로 유리해집니다. 그 조건이 무엇인지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손자 상속세 면제 제도가 실제로 있나요?

없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어디에도 손자를 이유로 세금을 면제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반대로 제27조는 세대를 건너뛴 상속에 산출세액의 30% 할증을 규정합니다. 미성년 손자가 20억원을 초과해 받으면 할증률은 40%로 올라갑니다.

국세청 상속세 안내에 따르면 이 할증은 자녀가 살아 있는데도 손자에게 직접 물려줄 때 적용됩니다. 자녀가 이미 사망해 손자가 대습상속(부모를 대신해 받는 상속)을 받는 경우는 할증 대상이 아닙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자녀를 제외한 직계비속인 경우 상속세산출세액에 100분의 3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한다”고 규정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면제가 아니라 가산입니다. 그런데도 세대생략 상속을 택하는 가정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음 항목에 있습니다.

상속세율 과세표준

30% 할증을 물고도 유리해지는 경우는 무엇인가요?

상속세를 두 번 낼 것을 한 번으로 줄이기 때문입니다. 조부모에서 자녀로, 다시 자녀에서 손자로 내려가면 과세가 두 차례 발생합니다. 세대를 건너뛰면 한 차례로 끝납니다. 30% 할증보다 두 번째 과세가 더 클 때 손자 상속이 유리해집니다.

간단한 비교입니다. 과세표준 10억원 구간의 세율은 30%, 30억원 초과분은 50%입니다.

이전 방식과세 횟수실효 부담 요소
조부 → 자녀 → 손자2회1차 세금 낸 잔액에 2차 세율 재적용
조부 → 손자 (세대생략)1회산출세액 + 30% 할증

두 번 과세되는 구조에서는 첫 상속에서 이미 30-50%가 빠집니다. 남은 재산에 다시 같은 세율대가 적용됩니다. 반면 할증은 산출세액 기준 30% 한 번입니다. 재산 규모가 크고 자녀도 이미 자산가일수록 격차가 벌어집니다.

다만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공제 문제입니다.

손자에게 물려주면 공제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일괄공제 5억원은 유지되지만, 배우자상속공제와 인적공제 계산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손자는 선순위 법정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생존해 있는데 손자가 유증(유언으로 재산을 주는 것)으로 받으면, 그 손자 몫은 상속인 자격에서 나오는 공제 혜택과 무관하게 계산됩니다.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마지막 항목이 결정적입니다. 손자에게 유증한 금액만큼 공제 한도가 깎입니다. 공제를 다 못 받은 채 할증까지 붙으면, 절세 목적이 정반대 결과를 냅니다.

상속 대신 손자에게 미리 증여하면 어떤가요?

사전증여도 세대생략 할증 30%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증여재산공제는 손자 기준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입니다. 자녀에게 주는 공제 한도와 같은 금액을 손자에게 별도로 쓸 수 있다는 점이 실익입니다.

합산 기간도 다릅니다.

손자가 상속인이 아니라는 점이 여기서는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증여 후 5년만 지나면 합산 대상에서 빠집니다. 자녀에게 준 재산은 10년을 버텨야 합니다. 5년이라는 차이는 고령에 계획을 세울 때 무게가 다릅니다.

신고 기한도 확인하셔야 합니다. 증여세 신고는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상속세는 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기한을 넘기면 신고세액공제 3%를 잃고 가산세가 붙습니다.

실제로 판단할 때 어떤 순서로 따져야 하나요?

재산 규모, 자녀의 자산 상태, 손자의 나이 순으로 확인합니다. 세 가지 중 하나만 어긋나도 결론이 바뀝니다.

1단계: 총 재산이 공제액을 넘는지 확인

배우자가 있으면 최소 10억원(일괄공제 5억 + 배우자공제 5억), 없으면 5억원까지는 상속세가 나오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로 확인되는 노후 의료비 지출까지 고려하면, 이 구간에서는 세대생략을 고민할 실익이 거의 없습니다.

2단계: 자녀 세대가 이미 자산가인지 확인

자녀가 이미 상속세 과세 구간에 있다면 2차 상속에서 높은 세율이 다시 적용됩니다. 이때 세대생략의 효과가 가장 큽니다. 반대로 자녀 재산이 적으면 2차 상속에서 공제로 상당 부분 흡수됩니다.

3단계: 손자가 미성년자인지 확인

미성년 손자가 20억원을 초과해 받으면 할증률이 40%로 뜁니다. 통계청 인구 자료 기준으로 조부모와 손자의 연령 격차가 클수록 이 조건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성년이 될 때까지 시점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10%포인트가 달라집니다.

4단계: 유류분 분쟁 가능성 점검

손자에게 몰아준 재산 때문에 자녀가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 상속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세금 계산이 맞아도 소송으로 이어지면 실익이 사라집니다. 가족 합의가 먼저입니다.

신고와 납부는 어디서 하나요?

홈택스에서 전자신고하거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합니다. 세대생략 할증 대상이면 상속세 과세표준신고서에 할증세액을 별도 기재해야 합니다.

국세청은 상속세를 “신고만으로 납세의무가 확정되지 않고, 세무서장이 조사·결정하는 정부부과세액”으로 안내한다. (국세청 상속세 안내)

신고 내용은 이후 세무조사로 다시 검증됩니다. 부동산 평가액이나 사전증여 누락은 조사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항목입니다. 감정평가 자료를 미리 갖춰 두시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연부연납(나눠 내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최장 10년, 가업상속은 20년까지 분할합니다.

이 글은 정부 1차 출처(국세청, 국가법령정보센터, 통계청)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개별 사안은 재산 구성과 가족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세무 전문가와 실제 수치로 확인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자에게 상속하면 상속세가 아예 없다는 말이 왜 도나요?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 한도 안에서 손자에게 재산을 옮긴 사례가 '세금 없이 물려줬다'로 전해지면서 생긴 오해입니다. 공제 한도를 넘는 순간 상속세와 30% 할증이 모두 적용됩니다. 면제 제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Q

자녀가 먼저 사망한 경우에도 30% 할증이 붙나요?

붙지 않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는 대습상속을 할증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자녀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이 된 경우, 손자는 부모의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아 일반 상속인으로 계산됩니다.

Q

손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다시 합산되나요?

사망 전 5년 이내 증여분만 합산됩니다. 상속인인 자녀·배우자는 10년 이내분이 합산되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합산되는 경우에도 이미 낸 증여세는 기납부세액으로 공제되므로 이중과세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Q

미성년 손자에게 물려줄 때 특히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2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할증률이 30%가 아닌 40%로 적용됩니다. 또한 미성년자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2,000만원으로 성년의 절반입니다. 금액이 크다면 성년이 되는 시점까지 이전 계획을 조정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Q

세대생략 상속을 하면 자녀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나요?

자녀는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세금상 유리한 구조를 만들어도 가족 간 소송으로 이어지면 실익이 사라집니다. 유언 작성 단계에서 자녀의 동의를 문서로 남겨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상속세를 한 번에 낼 형편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연부연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최장 10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며, 납세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으로 내는 물납 제도도 요건을 갖추면 신청 가능합니다.

출처 및 인용

  1. [1]

    세대를 건너뛴 상속은 상속세산출세액의 30%를 가산하며, 미성년자가 20억원 초과 상속 시 40%를 가산

    출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 세대를 건너뛴 상속에 대한 할증과세,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제27조

  2. [2]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5억원 최대 30억원

    출처: 국세청 상속세 공제 안내,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mi=2314&cntntsId=7708

  3. [3]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사망 전 5년 이내분만 상속재산에 합산

    출처: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상속재산 가산 증여재산, https://taxlaw.nts.go.kr

  4. [4]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증여세는 3개월

    출처: 국세청 상속세·증여세 신고납부기한 안내,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mi=2315&cntntsId=7709

  5. [5]

    납부세액 2,000만원 초과 시 연부연납 신청 가능, 최장 10년 분할납부

    출처: 국세청 연부연납 제도 안내,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mi=2318&cntntsId=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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