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길

손자에게 바로 물려주면 세금이 더 나올까? 4가지 방법 비교

16분 읽기

걱정은 소문에서 시작됩니다.

“손주에게 바로 주면 세금 폭탄이라던데요?” 어디선가 들은 이 말 때문에 계획을 미루는 분이 많습니다. 자녀와 손주 사이에서 고민이 길어지셨을 거예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세금이 더 붙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총액으로 보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가 흔합니다. 갈림길은 ‘어떤 길로’ 물려주느냐입니다.

손자에게 물려줄 때 세율이 따로 있나요?

세율표는 자녀와 똑같습니다. 상속세와 증여세 모두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에 따라 10%에서 50%까지 5단계 누진세율을 씁니다. 손자만의 별도 세율은 없습니다. 차이는 계산된 세금에 30%를 더 얹는 ‘세대생략 할증’에서 생깁니다.

세율 구조는 국세청 상속·증여세 안내에 나와 있습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6조입니다.

과세표준세율누진공제액
1억원 이하10%없음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20%1,000만원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30%6,000만원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40%1억 6,000만원
30억원 초과50%4억 6,000만원

할증의 근거 조문은 이렇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는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피상속인의 자녀를 제외한 직계비속”이면 산출세액에 100분의 30을 더한다고 규정합니다. 미성년자가 받는 상속재산이 20억원을 넘으면 100분의 40입니다.

할증은 손자 몫에만 붙습니다. 전체 산출세액 가운데 손자가 받은 재산 비율만큼만 30%를 더합니다.

그렇다면 30%를 더 내면서 바로 줄 이유가 있을까요? 숫자를 놓고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30%를 더 내는데 왜 ’바로 주기’가 덜 낼까요?

자녀를 거치면 같은 재산에 세금을 두 번 내기 때문입니다. 조부모에서 자녀로, 다시 자녀에서 손자로 넘어가면 증여세가 두 차례 붙습니다. 직접 주면 한 번 내고 30%만 더합니다. 대부분 이쪽 총액이 적습니다.

성년 손자에게 3억원을 넘기는 경우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10년 안에 받은 다른 증여는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신고세액공제 3%는 계산에서 뺐습니다.

구분조부모 → 손자 직접조부모 → 자녀 → 손자
증여재산공제5,000만원5,000만원씩 2회
1회 산출세액4,000만원4,000만원
할증 30%1,200만원없음
세금 합계5,200만원8,000만원

직접 증여가 약 35% 적습니다. 금액으로는 2,800만원 차이입니다. 비율은 같아도 재산이 클수록 금액 차이는 커집니다.

여기서 하나 짚어 둘 부분이 있습니다.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은 주는 사람마다 따로 생기지 않습니다. 부모와 조부모가 준 금액을 10년간 합쳐서 5,000만원입니다. 부모가 이미 공제를 다 썼다면 조부모 증여분은 공제 없이 과세됩니다. 증여재산공제 한도

그럼 손자에게 주는 길은 증여 하나뿐일까요? 실제로는 네 갈래가 있습니다. 갈래마다 숨은 비용이 다릅니다.

손자에게 재산을 넘기는 네 가지 방법은 어떻게 다를까요?

유증, 생전 증여, 자녀 경유, 자녀의 상속포기입니다. 자녀 경유를 뺀 세 방법에는 모두 30% 할증이 붙습니다. 차이는 상속공제와 합산 규칙에서 갈립니다. 아래 표로 먼저 비교해 보세요.

방법할증공제·합산 영향주의점
유증(유언으로 남김)30%상속공제 한도 줄어듦다른 자녀의 유류분 청구
생전 증여30%5년 지나면 상속 합산 제외증여공제는 직계존속 합산
자녀 거쳐 두 번 이전없음세금 2회 부과총세액이 가장 큼
자녀 상속포기30%상속공제 한도 크게 줄어듦채무도 함께 넘어감

유증: 유언장으로 손자를 지정하는 방법

유언으로 손자를 수유자(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사람)로 정하는 방식입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재산을 직접 관리하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상속공제입니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한 재산은 상속공제 한도에서 빠집니다. 손자 몫이 클수록 일괄공제 5억원을 다 못 쓸 수 있습니다. 다른 자녀가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 상속 몫)을 청구할 여지도 남습니다.

생전 증여: 5년이라는 기준선

살아 계실 때 손자에게 직접 주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의 강점은 합산 기간이 짧다는 데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 상속인에게, 5년 이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손자는 보통 상속인이 아닙니다. 그래서 증여 후 5년만 지나면 상속세 계산에서 빠집니다. 자녀는 10년이니, 기다리는 기간이 절반입니다.

증여세는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합니다. 홈택스에서 전자신고가 가능합니다.

자녀 경유: 할증은 없지만 두 번 냅니다

할증을 피하려고 자녀에게 먼저 주는 방식입니다. 자녀가 다시 손자에게 주면 앞의 표처럼 세금이 두 번 나갑니다. 자녀에게 줄 이유가 따로 있을 때만 의미가 있는 길입니다.

자녀의 상속포기: 가장 많이 오해하는 길

“자녀들이 포기하면 손주가 받으니 간단하다”는 생각이 흔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네 가지 중 세금이 가장 무거워질 수 있는 길이 바로 여기입니다.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왜 세금이 늘어날까요?

상속공제가 사라지고 할증까지 붙기 때문입니다.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해 다음 순위가 받은 재산은 상속공제 한도에서 빠집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 자녀 전원이 포기하면 일괄공제 5억원을 한 푼도 못 쓸 수 있습니다.

배우자 없이 재산 10억원을 남긴 경우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장례비·금융재산 공제는 뺀 단순 계산입니다.

구분자녀가 상속자녀 포기 → 손자 상속
상속공제일괄공제 5억원0원(한도 차감)
과세표준5억원10억원
산출세액9,000만원2억 4,000만원
할증 30%없음7,200만원
세금 합계9,000만원3억 1,200만원

결과는 약 3.5배 차이입니다. 물론 자녀가 받은 재산은 훗날 다시 상속세 대상이 됩니다. 그래도 당장 나가는 세금의 격차가 이만큼 큽니다.

절차에도 기한이 있습니다. 상속포기는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민법 제1019조). 신고 방법은 대법원 전자소송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면 빚도 다음 순위로 넘어갑니다. 손자가 채무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빚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한정승인(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는 제도)도 함께 비교해 보세요. 상속포기 한정승인 차이

그렇다면 할증을 피할 길은 아예 없을까요? 법이 정해 둔 예외가 있습니다.

할증이 붙지 않는 예외는 무엇인가요?

손자의 부모가 먼저 세상을 떠난 경우입니다. 이때 손자는 부모 자리를 이어받는 대습상속인(먼저 사망한 상속인을 대신하는 사람)이 됩니다. 대습상속에는 할증이 붙지 않습니다. 증여도 마찬가지로, 손자의 부모가 사망한 뒤 받은 재산은 할증에서 빠집니다.

대습상속인은 법정 상속인입니다. 그래서 상속포기 때의 공제 한도 차감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알아 둘 공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24년 1월 1일 이후 증여분부터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 1억원이 생겼습니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또는 자녀 출생일부터 2년 안에 직계존속에게 받은 재산에 적용됩니다.

조부모도 직계존속입니다. 손주 결혼 자금에도 쓸 수 있다는 뜻이지요. 다만 할증 30%는 그대로 붙습니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 무엇부터 따져 봐야 할까요?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하시면 방향이 잡힙니다. 부모님 연세, 이미 받은 증여, 손자의 나이, 다른 자녀와의 형평입니다. 이 네 항목이 방법 선택을 대부분 가릅니다.

  1. 앞으로 5년 이상 건강하실까요? 생전 증여의 합산 제외 효과는 5년이 지나야 생깁니다.
  2. 10년 안에 받은 증여가 있나요? 같은 분에게 받은 증여는 합산됩니다(조부·조모는 한 사람으로 봅니다). 세율 구간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3. 손자가 미성년자인가요? 미성년자 증여공제는 10년간 2,000만원입니다. 받는 재산이 20억원을 넘으면 할증도 40%입니다.
  4. 다른 자녀가 서운해하지 않을까요? 유증과 증여 모두 훗날 유류분 다툼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넘긴다면 증여세와 별도로 취득세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재산 종류에 따라 총비용이 달라집니다.

신고와 상담은 어디서 시작하면 될까요?

신고는 홈택스, 세금 상담은 국세청 126입니다.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증여세는 3개월 안에 신고합니다. 기한 안에 신고하면 세액의 3%를 공제받습니다.

상속포기나 유류분처럼 가족 간 법률 문제가 얽히면 대한법률구조공단(132) 법률상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세금 계산 문의는 국세청 국세상담센터 126으로 하시면 됩니다. 상속세 신고 방법

가족과 이야기 나누기 전, 아래 순서로 메모해 두시면 상담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 글은 국세청·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등 정부 1차 출처를 기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예시 계산은 장례비·금융재산 공제 등을 뺀 단순 계산이며, 실제 세액은 가족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자가 미성년자면 세금이 얼마나 더 나오나요?

기본 할증은 성년과 같은 30%입니다. 다만 미성년 손자가 받는 재산이 20억원을 넘으면 40%로 올라갑니다. 증여재산공제도 10년간 2,000만원으로 성년(5,000만원)보다 적습니다.

Q

할증 30%는 상속세 전체에 붙나요?

아닙니다. 전체 산출세액 가운데 손자가 받은 재산 비율만큼에만 30%를 더합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의 4분의 1을 손자가 받았다면, 산출세액의 4분의 1에 대해서만 할증이 계산됩니다.

Q

아버지가 이미 5,000만원을 주셨는데, 할아버지 증여도 공제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습니다. 직계존속 증여재산공제는 부모와 조부모가 준 금액을 합쳐 10년간 5,000만원입니다. 이미 한도를 다 썼다면 할아버지 증여분은 공제 없이 과세됩니다.

Q

손자에게 증여하고 5년이 지나면 세금 걱정이 없나요?

상속세 계산에 다시 합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증여 당시의 증여세는 그대로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손자가 대습상속 등으로 상속인이 되면 합산 기간은 10년으로 늘어납니다.

Q

대습상속이면 손자도 일괄공제 5억원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대습상속인은 법정 상속인이라 상속포기 때처럼 공제 한도가 깎이지 않습니다. 세대생략 할증도 붙지 않습니다.

Q

상속세와 증여세 신고는 언제까지 하나요?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입니다. 증여세는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입니다. 기한 내 신고하면 3% 신고세액공제를 받고, 홈택스에서 전자신고할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인용

  1. [1]

    상속세·증여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10%에서 50%까지 5단계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6조,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제26조

  2. [2]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피상속인의 자녀를 제외한 직계비속이면 산출세액에 30% 가산, 미성년자가 20억원 초과 상속 시 40% 가산, 대습상속은 제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7조,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제27조

  3. [3]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 상속인, 5년 이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제13조

  4. [4]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유증한 재산,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로 다음 순위 상속인이 받은 재산은 상속공제 한도에서 차감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 https://www.law.go.kr/법령/상속세및증여세법/제24조

  5. [5]

    직계존속 증여재산공제 성년 10년간 5,000만원·미성년 2,000만원, 2024년부터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 1억원

    출처: 국세청 상속·증여세 안내, https://www.nts.go.kr

  6. [6]

    상속포기는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내 가정법원에 신고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1019조, https://www.law.go.kr/법령/민법/제1019조

  7. [7]

    상속세 6개월·증여세 3개월 내 신고 시 신고세액공제 3% 적용, 홈택스 전자신고 가능

    출처: 국세청 홈택스, https://www.hometax.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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